KCC 전창진 감독 "故 정상영 명예회장님이 가장 많이 생각나"
2020-2021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전주 KCC의 전창진 감독이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을 추억했다.

전창진 감독은 31일 전주체육관에서 서울 삼성과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돌아가신 정상영 명예회장님이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나를 예뻐해 주셨고 농구 사랑도 대단하셨는데, 이 기쁜 날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며 "회장님 생각이 제일 많이 난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KCC는 전날 2위 울산 현대모비스(31승 20패)가 원주 DB에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1위를 확정했다.

팀 통산 5번째이자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에, 전창진 KCC 감독 개인으로는 부산 kt 사령탑 시절인 2010-2011시즌 이후 10년 만에 이룬 정규리그 우승이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전 감독은 "정말 우승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덤덤하다"면서도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정상영 명예회장이 우승을 지켜보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전 감독은 "회장님은 경기가 잘 돼도, 안 돼도 나를 부르셨는데 싫은 소리는 한마디도 안 하셨다.

'창진아 열심히 해' '잘했다' 이 말씀뿐이었다.

하지만 집무실 화이트보드에는 10개 구단 성적표가 적혀 있었다"며 "그걸 보고 나도 1승이라도 더 해서 기쁘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살아 계셨다면 정말 좋아하셨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KCC와 정 회장을 향한 '마음의 빚'을 갚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불법 스포츠도박 등 혐의로 프로농구계를 잠시 떠났던 전 감독은 2019-2020시즌 KCC 감독을 맡으며 코트로 돌아왔다.

모든 혐의를 벗었음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KCC는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전 감독은 "KCC는 특히 구단에 관심이 많고 지원도 잘해준다.

나 역시도 KCC의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3년 안에 받은 빚을 꼭 갚고 말겠다는 나름의 각오가 있었다"며 "그게 올해라면 꼭 빚을 갚고 싶다.

시간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어서 저를 선택해주신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하는 KCC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하는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전 감독은 "우리가 빠른 팀들에게 약점이 있는데, 창원 LG와 삼성이다.

다른 팀들과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그는 "팬들이 경기를 봤을 때 '우승팀의 경기력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오늘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유가 된다면 선수들을 폭넓게 쓸 생각이지만, 일부러 경기를 그르칠 수 있는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