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뒷줄 오른쪽부터), 김원형 감독과 선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뒷줄 오른쪽부터), 김원형 감독과 선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30일 SSG 랜더스 창단식을 앞두고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던졌다.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를 활용해 롯데그룹과의 유통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였다.

이날 오전 롯데마트는 4월 한 달간 대규모 할인행사를 알리면서 “야구도, 유통도 한판 붙자”고 맞받아쳤다. 다음달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개막전을 계기로 신세계와 롯데, 두 유통 명가의 대결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 “야구도, 유통도 이기겠다”

이날 정 부회장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본업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롯데를 보면서 야구단을 꼭 해야겠구나 생각했다”며 “게임에선 우리가 질 수 있겠지만 마케팅에서만큼은 반드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가 유통이라는 본업에서 더 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구장에 오시는 관중은 제 고객들”이라며 “야구를 보면서 우리 기업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락내리락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야구단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콘텐츠를 결합하겠다고 했다. 야구가 끝난 뒤에도 소비자가 쇼핑과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야구장 내에서 앱으로 주문하면 신세계가 운영 중인 스타벅스 커피를 앉은 자리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올해 구단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며 야구에서도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구단 창단식에서도 “올 시즌 SSG 랜더스는 144경기 이상 할 것 같다는 강한 느낌을 받는다”며 “마지막 한 경기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144경기로, 그 이상 경기한다는 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 대규모 행사 등 맞불 작전

롯데와 신세계는 개막전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 경쟁도 펼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4월 내내 야구에 이어 이마트와의 마트 대결도 이어질 것으로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며 “창립 23주년을 맞아 역대급 라인업 제품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4월 1일 롯데마트 창립 기념일을 맞아 소고기와 와인 등 할인 행사에 나선다. 다음달 1~7일 1주일 동안 미국산 소고기 전 품목을 평상시 대비 반값에 판매한다. 1년에 단 두 번, 와인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와인 장터’ 행사도 전 점에서 4월 1일부터 진행한다. 총 700여 종의 제품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이상진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롯데 계열사 야구단 개막 경기와 창립 행사가 맞물려 마트 대전을 기획했다”며 “대용량 상품은 물론 롯데마트 단독 상품 등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SSG 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4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행사를 연다. 한우, 계란, 삼겹살, TV 등 생활필수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전설리/박동휘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