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92명에 포승줄' 이상호 작가 작품 광주비엔날레 출품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 92명을 포승줄과 수갑으로 묶은 모습을 표현한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작품이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전시된다고 29일 밝혔다.

이 작품은 이 작가가 1년 넘게 공을 들여 완성한 작품으로 70여년 전 반민특위 해체로 심판받지 못한 친일파들을 심판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러한 의지에 따라 대표적인 친일파 92명을 일일이 포승줄로 묶고 수갑을 채워 역사의 죄인임을 드러낸 작품이라고 이 작가는 설명했다.

친일파 인물 옆에는 그들의 죄악상을 적어 넣었다.

민족 고유의 조선 시대 전통 초상화 기법으로 인물 색에 덧칠을 반복해 친일파들의 내면세계를 나타내고 그들의 비열하고 부족한 성품을 생동감 있게 표현되도록 노력했다.

이 외에도 전쟁을 반대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뜻이 담긴 작품 등 모두 7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공식 전시에 앞서 오는 31일 이 작가가 참여하는 특별관람회와 토크콘서트가 개최될 계획이다.

이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대를 졸업한 뒤 군사정권 시절인 1987년 걸개그림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새날이여'를 제작했다는 이유로 미술가로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돼 구속됐다.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관계자는 "이 작가는 폭력적인 정권에 맞서 끝까지 붓을 놓지 않고 언제나 시대를 새기고 민주를 그렸다"며 "이번 비엔날레에서 그의 역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