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HRD 사업계획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HRD 사업계획은 HR의 하나의 영역에 포함하세요.
인재육성팀을 총괄하는 김팀장의 심정은 복잡하다. 최근 경영전략본부장이 불러 인재육성팀의 사업계획은 인사팀장과 협의하여 하나로 만들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인사팀과 인재육성팀은 각자 사업계획을 보고했으나, 굳이 나눠 보고하지 말고 업무의 연계성도 높은 만큼 협의하여 작성해 보라고 한다. 인사팀은 채용, 평가, 보상, 우수인재의 선발과 이동, 퇴직, 해외인사 및 임원인사제도의 개선 등 내년도 개선할 과제가 많은데, 인재육성팀과 함께 사업계획을 함께 작성하는 것에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몇 번의 미팅을 하자고 해도 바쁘다는 말과 담당별로 나와 미팅을 하다보니 종합 의견을 내기가 어렵다. 인사팀은 하는 일의 중요성과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지 자신들이 종합적인 HR 사업계획을 작성한 후, 이를 기준으로 협의하자고 한다.
사실 교육운영이 중심이 된 인재육성팀의 업무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 1~2개월만 지나면 누구나 교육운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기획도 지금까지 해왔던 과정 위주의 추진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회사가 나아갈 사업방향과 전략을 반영하지 못하고, 사업조직을 이끄는 리더들과 직무 전문가들의 요구내용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교육내용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심각한 것은 변화를 선도하거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선도하는 교육과정이나 컨설팅은 하나도 없이 이론 중심의 외부강사에 의한 교육설계가 되다 보니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내강사로 강의요청을 받아도 바쁘다고 하면 그만이다. 인사팀에서 전체의 방향과 내용을 작성하고 협의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HRD부서가 이런 상태가 되면 회사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될 수 밖에 없다. HRD부서의 역할이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 수준을 높여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기여하는 부서인데, 학습과 성장이 사라진 회사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인정받는 HRD 부서는 사업계획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인재개발팀의 홍팀장은 CEO에게 매일 HRD 보고를 한다.
보고서에는 HRD 관련 업계의 동향, 주요 트렌드뿐만 아니고 금일 진행한 과정의 목적과 참석자의 반응, 강사와의 대화 중 시사점, 불참한 대상자의 사유, 과정에 대한 결과 소감, 현업 인재들의 수준이나 요구사항 등을 그 때 그 때마다 정리하여 보고한다. 매주 금요일은 주간업무 실적과는 별개로 한 주의 교육 성과에 대해 별도 보고서를 작성해 발송한다. 홍팀장이 금년 HRD에 중점을 둔 과제는 크게 4가지이다. 리더십 파이프 라인의 구축과 과정의 완성, 핵심직무전문가의 리더십 역량 교육, 회사의 핵심가치 실천 사례 100개와 실천인 20명 선정과 소영웅 만들기, 사업가형의 HRDer만들기였다. 홍팀장은 매달 CEO에게 4개 영역 7개 과제에 대한 진척률과 진행내용, 현업과의 협조 내용과 요구사항 조치, 미진사항과 개선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고했다. 중간 중간 CEO의 지시사항을 수행하며 7개 과제에 대한 성과분석을 통해 HRD부서가 단순 지원부서가 아닌 성과창출을 하는 사업조직 못지 않는 결과를 도출했다.
홍팀장은 2018년 사업계획을 위해 4가지를 준비했다.
첫째, 매달 HRDer의 학습조직인 ‘3년 후를 생각하는 모임’에 참석하여 3개년 중기계획과 단계별 과제를 항상 고민하게 하였다. 3년 후를 생각하는 모임에서는 5개의 HRD 지표를 통해 각 사업부서의 현재 수준과 강약점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이 모임의 자문을 하는 A교수로부터 동향과 잘하는 기업의 벤치마킹을 통해 앞선 HRD를 배웠고, 경쟁사와 사내 고객을 담당하는 마케팅팀과 R&D실, 생산기획팀을 방문하여 사업에 대한 전략과 변화 포인트를 분석하게 했다.
둘째, 과장 이상의 팀원 3명에게 내년도 도전과제를 7월까지 제출하게 하여 팀원의 역량 개발과 팀이 해야 할 일을 사전에 준비하게 하였다.
셋째, 10대 그룹의 HRD 부서장 미팅, 인사관리협회의 HRD부서장 모임에 참석하여 각 사가 현재 하고 있는 HRD의 전략과 과제들을 모니터링했다.
넷째, 각 사업본부별 HRD 담당자를 정해 사업부장과 관리자 및 구성원 인터뷰 및 월별 추진현황 등을 분석하여 사업부의 니즈를 파악하여 현장의 이슈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홍팀장은 이러한 노력의 산출물을 일일 보고와 월별 보고를 통해 CEO와 소통하였고, 2018년 사업계획을 5가지로 결정하였다. 사업부 핵심 직무 전문가 선정 및 유지관리, 글로벌 HRD 체계 구축 및 인재 양성, 사업부 HRD 역량 80% 수준 올리기, 1인 1학습조직을 통한 연간 24개의 제안 하기, 과장급 핵심인재 선발과 교육과정의 운영이다.

HRD부서는 지원부서이며 경비만 지출하는 부서이고 심한 경우 한직 중의 한직이라고 한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회사는 서서히 망해간다. 잘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망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서서히 망해가는 것이다. 강하고 타이트하던 교육이 어느 순간 친목모임의 장이 되고, 체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통해 자극을 주고 변화를 이끌던 인재원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추진하지 못해 주저앉게 된다. HRDer들이 회사의 얼굴이며 자부심이라는 생각으로 길고 멀리 보며 앞서가야 하며,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 육성의 방향과 원칙을 세우고 성과지향의 과제를 중심으로 밀고 나가는 사업계획이 되어야 한다. 사람이 경쟁력이라고 한다. 그 사람을 경쟁력 있게 이끄는 역할과 책임이 HRD부서에 있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