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힐리, "어제 홈런 질문하신 분 여기 있나요?" [잠실:생생톡]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라이온 힐리는 이틀 연속 수훈선수로 뽑혀 경기 후 인터뷰를 가졌다. 22일 두산전에서 2안타 3타점을 기록했고, 23일에는 승부를 뒤집는 결정적인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힐리는 22일 인터뷰에서 홈런에 대한 질문을 받았었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진 않았지만, 아직 홈런이 없는데 욕심은 없냐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힐리는 `그 부분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고, 좋은 공을 치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튿날 바로 홈런이 터졌다. 힐리는 팀이 0-2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2루에서 두산 윤명준의 5구 126km/h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 후 힐리는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어제 홈런 질문을 했던 분이 여기 있냐`고 물었고 `동기부여가 됐다. 고맙다`고 웃었다.

유쾌하게 말했지만 힐리가 홈런을 노린 것은 아니었다. 힐리는 `인터뷰 이후 감독님과도 홈런 질문에 대한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신경쓰지 말고 안타나 득점, 타점을 많이 올렸으면 좋겠다며 점수에 집중하자고 얘기하셨다`고 전했다.

힐리가 말했듯 수베로 감독이 힐리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치는 것이 아니다. 수베로 감독은 힐리에 대해 `중심타자로서 타점에 대한 부분을 가장 강조한다. 2루타, 홈런 같은 장타를 의식해서 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는 데에 주력하라고 한다`고 말하며 전날 힐리가 1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서 밀어쳐 2타점을 만들어낸 장면을 언급했다.

한편 가장 넓은 잠실에서 첫 홈런 손맛을 느낀 힐리는 `땅볼보다 공을 조금 띄우고, 가능하면 라인드라이브로 좌중간, 우중간을 향해서 치자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갔다. 앞선 카운트에서 커브를 봤기 때문에 그 기억으로 몸이 반응했던 것 같다`며 `맞바람 느낌이라 걱정이 되긴 했는데, 홈런이 나와 굉장히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다`고 한국 무대 첫 홈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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