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이후 세계화와 역세계화의 기로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항공편이 끊겼다. 해운 운송 운임도 30%이상 하락했다고 한다. 세계를 이어주던 고리가 약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세계화는 축소되고 오히려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세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화가 더 진전될 만한 이유도 마찬가지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제까지의 세계화와는 다른 개념의 세계화, 즉 미국 소비, 중국 생산이라는 두 축에서 벗어나, 세계의 소비가 골고루 퍼지고 생산 또한 동남아와 아프리카로 다극화된다면, 세계화는 오히려 촉진될 수 있다.
[홍재화의 무역인문학]  코로나이후 세계화와 역세계화의 기로에서
약해지는 중국의 경제고리
중국은 거대한 국토와 인구를 보유한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자유 무역에 기반하여 1980년 대 말이후 거의 40여년 동안 세계의 생산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2017년의 글로벌 부가가치 공급망은 중국 중심적으로 변해있다. 유럽과 미국에서의 공급망 체인은 별로 바뀌지 않았지만, 아시아에 지역에서 중국의 위치는 확고해졌다. 중국은 최종 제품 거래를 통해 다른 허브 (미국과 독일) 와도 중요한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이웃 (일본, 한국, 대만 등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 및 기타 신흥 국가(러시아, 브라질, 인도)와의 연계도 훨씬 훨씬 두껍게 되었다. 이는 세계화가 중국의 시장개방이후 중국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루어 졌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통적인 미국-유럽의 경제 고리는 매우 약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장 많이 타격을 받은 나라가 중국과의 연결고리가 굵은 일본과 한국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중국의 글로벌 부가가치 공급망을 통해서 퍼졌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허브역할을 하는 중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1980년대 말이후 40여년 동안 진행되었던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회의가 2019년 12월 코로나19 발생이후 3달 만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코로나이후 한국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지나고 나면 중국의 역할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국가적 신뢰를 잃었고, 제조기지로서의 기능을 3달 동안이나 상실했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지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로 중국 전체의 생산과 소비활동은 마비되었다. 중국에서 생산되던 완제품 수출은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에 공급되던 부품 생산도 중단되면서 중국 이외의 국가에 있던 공장마저 가동을 멈춰서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중장비, 기계, 전자 및 자동차 등 한 두 가지 부품이나 성분이 부족해도 완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업종의 피해가 컸다. 치열한 원가경쟁과 신속한 공급 경쟁으로 촉발된 국가별 분업화가 코로나19와 같은 범세계적인 위기 상황에 매우 취약한 구조임이 증명된 것이다.
[홍재화의 무역인문학]  코로나이후 세계화와 역세계화의 기로에서
그러면서 ‘중국+1’이라는 말이 생겼다. 코로나19가 지나고 나면 중국의 역할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국가적 신뢰를 잃었고, 제조기지로서의 기능을 3달 동안이나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시아의 허브국가로서 중국이 이제까지 해왔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 빈 자리는 누가 할 것인가? 일본은 이미 중요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한 국내문제 해결에도 힘겨울 것이다. 허브국가는 중국의 축소이후 진전되는 대체 생산지 또는 기술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줄어드는 역할을 채워주는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일까? 지금 당장은 중국에서 생산을 완전히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부분은 대체할 수 있는 나라들은 여러 곳이 있다. 이를 이용하여 이제는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는 것보다는 일부 물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거나, 일부 부품을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하여, 최적의 지역에서 조립 생산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세계화가 역세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마 제조기지로서 대체할 곳은 베트남, 태국 등등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동유럽 국가들이 할 것이다. 이때 중국+1의 선택지역이 자국으로 돌아가면 글로벌 분리가 될 것이고, 동남아, 중앙아시아 또는 동유럽 국가와 같이 제3국으로의 생산을 선택한다면 여전히 글로벌 통합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