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입장이 있겠나…해당 기관서 적절히 판단할 것"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비공개 면담' 논란에 이어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최초 신고한 공익신고인은 최근 김 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처장이 김학의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 전인 지난 7일 이 지검장에 대한 면담 겸 기초 조사를 한 것과 관련해 "공문서인 수사보고서에 면담 장소, 참석자 등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것이다.

공익신고인은 또 이 지검장까지 포함해 면담 관련자를 국민권익위에 부패 행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윤 면담' 논란에 고발까지…곤혹스러운 김진욱
김 처장은 이날 출근길에 검찰에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무슨 입장이 있겠나.

사실은 사실대로, 사실에 없으면 없는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이후 대변인실을 통해 낸 입장에서는 "해당 기관에서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이 수사기관에 처음 고발된 것은 아니다.

그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시세보다 싸게 주식을 취득해 약 475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해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하지만 이번 고발이 공수처가 김학의 사건 재이첩을 두고 충돌했던 수원지검 김학의 사건 수사팀에 배당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 처장으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앞서 수원지검 수사팀은 수사를 끝낸 뒤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사건을 송치하라는 공수처 요구에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 지검장 면담과 관련해서는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성윤 면담' 논란에 고발까지…곤혹스러운 김진욱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학의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기소권과 관련해 수원지검과 각을 세웠고, 이 지검장 면담 사실도 먼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내달 초 수사 착수를 목표로 하는 공수처는 검사 채용 전형 등 조직 구성에 모든 힘을 집중해도 모자란 판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7일 이첩한 '이규원 검사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검찰에 재이첩해야 할지를 검사 면접 이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사건 이첩과 관련해 기관 간 이견을 조율할 공수처-검경 간 3자 협의체도 아직 일정 협의조차 마치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규원 검사 사건은 계속 검토 중이고 3자 협의체 일정도 조율 중"이라며 "검찰과 대립하는 모습으로 국민께 비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