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주는 경제적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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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주는 경제적 이득
(딸에게 보내는 경제편지)

그런데 그 부부의 시작점은 괜찮은 집에서 깨끗하게 차려놓고 그럴 듯한 예식장에서 결혼을 한 거야. 물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게지만, 본인들도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겠지. 그럼에도 집의 월세를 내야지, 아니면 시도때도 없는 집주인의 전세값이 인상통보를 받지, 집의 관리비도 내야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지…… 정신이 없더구나. 야, 저러면 정말 결혼을 하면 바로 가난해져서 사는 재미가 없겠다 싶더라.
그래서 저렇게 아등바등 사느니 차라리 번 돈을 혼자 써가면서 우아하게 살겠다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더라. 그런데 그 코메디가 조금 과장을 했을 지언정 맞는 거야. 예를 들면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서도 우아한 싱글처럼 사교비와 자기계발비로 번 돈을 모두 써봐. 결국에는 남는 것이 하나도 없게되. 그럼 그런 생활을 계속하였을 때 우아한 싱글 노인으로 살 수있는 지도 돌아보아야 하지. 엄마가 큰 딸네미를 출산할 즈음에 큰 맘먹고 해준게 뭔지 알아? 바로 남한산성가서 닭백숙같이 먹고, 전날엔가는 근처 고깃집에 가서 갈매기살을 먹은 게 다야. 그 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은 서로 어울려 다니면 술도 먹고, 포카도 치고 하면서 즐겁게 지냈지. 하지만 아빠는 그 때도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여직원들하고 식사를 하면서 한끼에 5천원하던 점심값을 아꼈고.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집을 마련하였거든. 지금이야 부동산 값이 무조건 오르던 시대는 아니니까, 집을 사기 위하여 노력하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뭔가를 자꾸 모아놓고 저축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준비자세를 말하는 거야.
참 이상한 게 말이다, 혼자살면 둘이 사는 것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들어야 하고, 저축도 많아야 할 것같은 데, 막상 비교해보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빠 경험상 보면 거의 예외가 없었다. 특히 남자는 더 그렇고.
2007년 11월 경향신문의 보도를 인용해볼게 “미국 럿거스대 바버라 화이트헤드, 데이비드 포페노 교수는 “결혼은 그 자체가 부를 창출하는 기관”이라고 발표했어. 그의 통계에 따르면 죽을 때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4배 더 부자다. 결혼이 돈을 벌게 해주는 요인으로는 ▲규모의 경제, 즉 두 사람이 살면 생활비가 훨씬 더 절약된다는 점 ▲돈을 더 잘 버는 사람들, 즉 열심히 일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사교성이 좋은 사람들이 결혼에 골인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결혼 자체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사랑의 경제학’이란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독일 언론인 하노 벡은 결혼의 경제적 이득으로 ‘소득의 증가’ 외에도 ‘고정비용의 감소’ ‘규모의 경제’ ‘분업의 힘’이 있다고 분석한다. ‘고정비용의 감소’란 예를 들어 냉장고를 하나 사도 독신이 구입할 때보다 부부가 구입할 때 가격대비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분업의 힘’이란 가사활동 중 빨래는 아내가 하고 청소는 남편이 하는 등 부부가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을 맡으면 전체 생산성이 향상됨을 말한다. 또 ‘규모의 경제’란 대량구매와 생산을 통한 비용절감인데 독신의 생활비보다 부부의 생활비가 더 낮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독신들이 마트에서 잔뜩 사놓고 버리는 음식은 얼마나 많은가.“
아, 기사가 좀 오래되었다고. 하기사 2007년도 기사니까, 벌서 5년전의 이야기이구나. 그런데 기본적인 사항은 전혀 변한 게 없어. 예를 들면 고정비용이나 분업의 효과는 여전히 같다고 볼 수있지. 그런데 왜 요즘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서 결혼을 하기가 힘들다는 말이 더 나오고 있을까? 그건 초기 투자비용이 지나치게 늘어나서 그런 것이야. 앞서 예를 든 신혼부부의 사례에서도 그래.
그게 무슨 말인지 최근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를 볼까? “조선일보가 2012년 3월에 실시한 ‘결혼 비용 관련 조사’에서도 주택마련비, 예식비, 예물·예단·혼수·신혼여행 등 결혼 비용으로 신혼 부부들은 평균 2억808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이뤄진 같은 조사 때보다 무려 3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처럼 치솟는 물가와 함께 점점 올라가는 결혼비용은 이제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부담을 주 고민거리가 돼 버린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결혼 그 자체가 경제적으로 부담을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 결혼식 내지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거야. 물론 위의 기사는 실질적인 평균이라기 보다는 좀 상위권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한 것이겠지. 이건 전혀 경제적이지 못한 결혼이지. 예를 들면 결혼식 자체가 몇 천만원을 훌쩍 뛰어넘고, 처음부터 그래도 괜찮은 집에서 산다고 해봐. 게다가 소모품격이 예물에 들어가는 돈은 어떻고.
자, 너희가 결혼을 해서 100만원 저축해서, 5%의 이자율로 10년을 투자했다고 생각해봐. 10년째 163만원이 되지. 그런데 그 100만원을 그냥 결혼비용으로 썼으면 그게 10년후에 같은 비용이 되어있을까? 계산상으로 보면 10년후에 0원이 되면 같게 되는 거지. 그런데 사실은 그렇게 될 수가 없어. 원금이 소모되는 기간이 훨씬 짧아! 냉장고와 같은 가구는 닳아 없어지는 감가상각을 해야지, 집은 요즘 떨어지고 있으니 손해를 보거나 잘 해야 본전이 될 것이고. 기타 예단은 결혼식이 끝나면 별 쓸데도 없는 애물단지가 되는 건 보나마나이고. 가장 쓸모없는 것이 결혼식장에 뿌리는 돈이지. 그래서 장기적으로 보면 사용가치를 따져보아도 결혼 준비에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는 것은 거꾸로 투자라고 보면 되. 물론 아무 것도 신접살림을 꾸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그렇다 이거지.
아빠도 결혼식을 하지 말자는 말은 아니야. 그런 말 있잖아. ‘형식이 실질을 좌우한다’. 아빠도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해. 그래서 자신을 키워주고 아껴주던 분들을 모시고 ‘여러 분 저희가 결혼합니다. 앞으로 잘 살테니 축하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자신들에게도 ‘백년해로’하겠다는 의지를 북돋아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크고 거대한 호텔 결혼식은 부모를 위해서나, 본인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부모들이야 그동안 투자했던 부조금 생각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겠지만, 그 규모만큼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허파에 바람이 많이 들어가게 되. 그러다보면 필요이상의 지출을 해야 하고.
장사도 그래,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잖아, 그럼 그 이자비용 때문에 더 이상 발전을 할 수가 없어. 왜냐하면, 더 이상의 자금력이 없으니 투자를 할 수가 어렵게 되는 거야. 그래서 사업의 규모가 딱 그 수준에 머물게 되는 경우가 많아. 그 것도 적어도 본전치기는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야. 만약에 예상했던 것보다 사업이 잘 굴러가지 않는다면, 이자비용은 물론이고 과잉투자에 대한 설비 유지비나 인건비 유지비등을 계속해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어지지. 그래서 ‘뻥치기 좋아하는 장사꾼’들이 쉽게 망하는 거야.
이 것말고도 더 있어. 아까의 기사를 추가 인용할게.
“미국인과 영국인의 웰빙에 대한 보고서인 ‘Well-being over times in Britain and the USA’는 결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했다. 이 보고서는 연령, 성별, 피부색, 고용 상태, 혼인 상태, 소득의 크기 등의 변수를 가지고 1972~98년 미국인의 행복감을 조사한 후 하나의 변수가 상이한 두 경우의 행복감을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만큼의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났거나 별거 혹은 이혼한 사람이 결혼한 상태의 행복감을 느끼려면 연간 약 10만달러의 소득이 늘어나야 했고 독신자가 결혼한 상태의 행복감을 느끼려면 연간 약 7만달러의 소득이 늘어나야 했다. 이 연구를 한 미국 다트머스 대학의 데이비드 블랑쉬플라워 교수는 결혼의 경제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0만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
자, 한마디로 해볼까.
장사를 하는 데 초기 투자비용을 가급적 줄이고, 사업이 커가는 것을 보아서 투자여력이 생기는 대로 조금씩 지속적인 규모를 늘리면, 이자가 들어가지 않아서 좋고, 마음이 편해지니 건강에도 좋고, 그러다보니 마음이 넓어지고, 그래서 부부간의 금슬도 좋아지고, 행복해지니 더 좋고.
사진 출처 : http://copannews.blog.me/60156510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