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에도 거품이 있다



우리나라가 수출 100억불, 1인당 국민소득 1000불을 달성한 지도 벌써 40여년이 흘렀다. 해외 무역의 증가율은 매우 빨라서 1990년도에 수출액 650억불, 수입액 690억불에서, 2010년도에는 수출 4700억불, 수입 4300억불에 이르고 있다. 수출증가율이 50배 늘었는 데 비하여 1인당 GNP는 2010년 2만불이 달성된다고 하여도, 약 20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왜 그럴까?



그 것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흐름의 활성화와 운송수단의 대형화등을 통해 거래비용의 감소를 통한 기업내. 산업내 무역의 증가에 있다. 태국에서 맨발과 같은 느낌을 주는 신소재의 신발을 수입하는 ‘필맥스’를 예로들자.



이 회사의 밑창은 두께 1mm 에 불과하면서도 1년이상 주말마다 산에 신고 다녀도 견딜정도로 강한 데, 소재생산지는 독일이다. 윗 부분에 들어가는 부품은 대부분이 한국에서 생산해서 태국으로 보내진다. 제품이 생산관리는 핀란드에 소재한 필맥스 본사에서 하고 있다. 간단하게 보아도 최소 4-5개 나라가 연관되어 있다. 그러니까 약 20불에 불과한 제품으로 인한 전체 무역액은 30불 정도가 된다. 독일.한국등 부품이 태국으로 수출되는 금액과 신발이 태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금액을 합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 무역의 기업내 또는 산업내 무역은 전체 무역액의 50-60%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략적으로 따져도 지금 무역규모의 거품이 50% 정도라는 뜻이다.



현재의 금융위기가 더 심각해져 실물경제가 악화될 경우 무역에서도 거품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그 시작점은 미국과 중국의 ‘국내 생산 진작을 통한 수입의 축소’가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섬유산업등 소비재 산업을 재강화시키고, 중국에서는 항공기. 자동차등 선진 기술의 발전을 통한 수입 대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같이 이제까지 당연히 수입하던 제품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개발되고, 현재의 50%에 이르는 원부자재와 부품의 무역규모는 감소될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무역규모는 감소된다. ‘필맥스’의 홍재화사장의 경우에도 2012년부터는 태국이 아닌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에서의 저렴한 생산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의 변화가 매우 빠른 데다가 환율의 변동이 커지게 되면 해외 생산의 잇점이 상당부분 상쇄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한정 찍어내어 중국, 일본, 한국등 해외에서 저렴한 제품을 수입하고, 달러를 수출하고, 이들 대미수출 국가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다시 미국에 재투자하면서 발생한 거품은 단지 주택이나 금융에만 있지 않고, 무역에도 발생하였다. 이미 주택.건설부분의 거품은 붕괴되어 가고 있고, 국제적인 자본흐름에 대한 규제의 증가는 금융부분의 거품을 터트릴 것이다. 그에 따라 무역의 거품도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