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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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젠 편히 쉬소서…노 前대통령 국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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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결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건호 · 정연씨 등 유족과 이명박 대통령 내외,김대중 · 김영삼 전 대통령,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등 외교사절,정 · 관계 주요 인사 등 2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국민장 장의위원회 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는 조사에서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모두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고 명복을 빌었고,공동위원장인 한명숙 전 총리는 “대통령님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온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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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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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홍 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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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뒷동산 장군바위에서 날마다 자고가는 뜬구름은 얼마나 많이 왕의 눈물을 싣고 갔는지요.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눈물의 왕- 이 세상 어는 곳에든지 설움이 있는 땅은 모두 왕의 나라로소이다.
—————————-
미국의 대통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해병대보다도 사망률이 높다고 한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두가 짐작하는 음모론이 그 원인중의 하나일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불운도 이 못지 않다.
왜 한국의 대통령들은 모두 말년이 힘들까?
홍사용이 말하는 눈물의 왕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암울한 시대에 태어난 사람의 독백이다.
지금 그 시를 읊어도 여전히 우리 시대에 유효하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십왕전에서도 쫒겨난 나는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이제 우리도 더 이상 불쌍한 ‘왕 만들기’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
살아계실 때 지금 우리가 표현하는 애도의 슬픔의 지극히 일부만 격려의 표시를 했어도,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일제치하의 불운한 나라가 아닐뿐더러, 어느 한사람이 독재를 하고자 해도 할 수 없는 나라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는 ‘눈물의 왕’을 만들어가고 있다.
있을 때 잘하자, 잘하고자 할 때 더 잘하라고 격려하자, 물러났을 때 잘 했다고 칭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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