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사진제공=LG그룹
17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사진제공=LG그룹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최근 LG그룹에서 힘을 싣고 있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관련 분야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총리는 이날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등 정부 관계자와 함께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스타트업 '이해라이프스타일'(홈·오피스 공간 증강현실 솔루션 개발) '룩슨'(가상현실 게임용 실감 콘텐츠 개발) 'HITS'(AI 활용 신약 후보물질 발굴)의 대표가 각각 소개하는 보유기술을 확인했다.

정 총리는 "대기업과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게도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과거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협력에서 벗어나 이제는 '개방형 상생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이번 방문은 권영수 LG 부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앞서 권 부회장은 '대기업-스타트업 간 새로운 상생협력'을 주제로 지난 1월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목요대화' 행사에 참석해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LG그룹의 관심과 의지를 소개한 바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그룹은 그해 4조원을 투자해 LG사이언스파크를 열고, 융·복합 연구개발(R&D) 거점이자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상생협력 허브'로 활용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설립 당시만 해도 마곡산업단지 입주 조건에 따라 LG가 직접 연구하는 데만 시설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LG그룹은 이러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했고,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간 협의로 규제가 풀려 내부 공간을 LG계열사가 아닌 스타트업에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유망 스타트업에 LG사이언스파크 내 개방형 연구공간 ‘오픈랩’과 5G 이노베이션랩, 공동실험센터 등 R&D 시설을 임대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1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LG는 2018년부터 매년 스타트업 협력 행사인 'LG 커넥트'를 운영하면서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외부 투자 유치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LG AI연구원은 부품 검사 단계에서 불량 여부를 예측하는 AI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콘텐츠와 솔루션 개발을 스타트업에 맡겼다.

이는 기존 협력회사 중심에서 범위를 넓혀 신산업을 다루는 스타트업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LG그룹 측은 설명했다. 구 회장은 기업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방식과 체질을 바꾸고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정 총리는 "LG가 지금까지 동반성장의 모범을 보여온 데 이어 LG사이언스파크가 '상생 생태계 조성'의 바람직한 모델이 돼 상생의 가치가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LG그룹 관계자는 "AI, 5G 등 신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환기에 대기업의 자체 역량만으로는 급격히 변화하는 트렌드를 선도하기 어렵다"며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사업역량을 결합해 기존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해 AI와 5G를 비롯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