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주제인 임금문제 허심탄회하게 설명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사업 비전도 공유
정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열어 “회사에 기여한 것에 비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해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며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빨리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경제계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직원들에게 직접 성과 보상체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한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형식도 파격적이었다. 타운홀미팅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임직원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대화는 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올린 질문 중 동의를 많이 받은 11개 질문을 사회자가 대신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의 질문을 모두 정 회장에게 전달했고, 정 회장은 이를 하나하나 읽고 답변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1시간15분 동안 이어진 행사는 실시간으로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
정 회장은 이날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에 대한 비전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품질 논란과 소통방식 변화 등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밝혔다.
경영계에서는 파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경영 리더십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수들이 직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게 기본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그룹 총수들의 리더십과 경영방식도 바뀌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20년 이상 일한 회사 직원 6명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육개장을 대접하고, 2030세대 직원들과 ‘번개(즉흥모임)’를 하기도 했다.
경영계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의 고민과 문제 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조직 분위기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시대가 됐다”며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 소통을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김일규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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