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에 투자하는 건 멍청한 일이다. 달러로 표시되지 않는, 부채와 관계없는 자산을 사라. 정부가 더 많은 세수를 위해 금, 비트코인 등으로 자산을 옮기는 걸 금지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라.”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15일(현지시간)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각국의 국채를 버리고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기축통화(달러) 국채의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며, 역대 최저”라며 “(저금리 때문에) 오늘 100달러를 주면 그 100달러를 찾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및 중국 채권 투자자는 대략 42년, 450년, 150년 및 25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명목 수익률이 낮거나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실질 구매력을 되찾으려면 미국 채권은 500년 이상 기다려야 하며, 유럽 일본에서는 구매력을 되찾을 수 없다고도 했다.

달리오는 “현재 미국 채권에서 중국 채권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가진 중국 채권 보유량은 현재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6%에 불과하지만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만기의 미국 부채 발행량이 75조달러 규모가 넘는다”며 “채권 투자자가 보유 채권을 팔기 시작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행정부는 재정 부양안 집행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창출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런 부채를 매입해야 하고, 돈을 찍어야 한다. 또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낮춰 인공적으로 채권 가격을 지원했다. 이런 움직임은 장기 부채주기의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파괴적인 단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리오는 “현재 부채주기의 후반부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현금을 빌리고,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진 자산을 사라. 달러 자산이나 부채 자산이 아닌 것으로 사라”고 조언했다.

그는 증세와 규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달리오는 “역사를 보면 돈이 부족한 정책 입안자들은 세금을 인상하고, 돈이 부채 자산에서 다른 자산이나 과세할 수 없는 자산(금, 비트코인 등), 지역으로 옮겨가는 걸 싫어해 이를 금지할 수 있다. 이런 세제 개편은 예상보다 더 충격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부유세 신설과 법인세, 자본소득세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