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中 업체들 방화 사태에 '오인 피해' 예방 조치…쿠데타 '뒷배' 중국 향한 감정 악화
한인회장 "미얀마 국민들 태극기 알아"…대만 "중국 아니라 대만인 업체라는 점 설명하자"
'중국 공장 아니에요' 한인회, 태극기 배포…대만도 "국기 달자"(종합)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중국인이 소유한 공장들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까지 발생하자, 현지 한인회가 오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태극기 배포에 나섰다.

이병수 미얀마 한인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방화 및 기물파손을 당했다"면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들이 중국인 소유 공장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릴 필요가 있다고 한인회가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봉제협의회 등에 이날 총 100장의 태국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말 전까지는 추가로 300장을 더 확보해 봉제업체 외 한국 업체들에도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의 봉제 기업은 약 130개로, 이 중 30여곳이 전날 방화 사태가 발생한 양곤 외곽 흘라잉타야에 소재해 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이 회장은 "봉제업체 관계자들이 이날 태극기를 받아들고 너무 기뻐하셨다"면서 "미얀마 국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널리 퍼지면서, 많은 미얀마 국민이 태극기가 한국 국기란 것을 안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 아니에요' 한인회, 태극기 배포…대만도 "국기 달자"(종합)
이와 관련, 미얀마 주재 대만 대표부도 미얀마에서 활동 중인 자국 업체에 국기를 걸고 대만에서 온 업체라는 점을 설명하는 표지판도 걸어놓을 것을 권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대표부는 그러면서 현지 근로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에게도 자신들은 중국이 아닌 대만인이 운영하는 공장이라는 점을 설명해 외부인들이 혼동하거나 잘못 판단하지 말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대만 업체들은 종종 중국 업체들로 오인돼 피해를 겪곤 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산업단지가 있는 양곤의 흘라잉타야에서 중국인들이 소유한 다수의 공장이 방화 및 약탈 피해를 보았고, 중국인들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얀마 현지에서는 쿠데타 이후에도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군부의 '뒷배'로 여겨지면서 국민의 감정이 좋지 않다.

다만 군부가 이런 '반중 감정'을 역이용, 친군부 불량배들을 동원해 일부러 불을 저지른 뒤 이를 유혈 폭력진압의 명분으로 사용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중국인 소유 공장 화재 이후 미얀마 군사정권은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