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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 시선] 시진핑 권력 더 세졌나…리커창 '소신발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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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권력 경합했던 리커창, 최고지도부 내 소수파로 입지 약화
    시진핑 장기 집권 기반 공고화 속 스스로 발언 수위 조절한 듯

    [특파원 시선] 시진핑 권력 더 세졌나…리커창 '소신발언' 없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 만한 '소신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장기 집권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가운데 리 총리가 스스로 발언 수위를 조절한 듯한 모습에 눈길이 간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전인대 연례 전체회의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총리의 생방송 기자회견이다.

    전인대 폐막 직후 열리는 것이 관례인 총리 기자회견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최고위급 지도자가 2시간 이상 내외신 기자들이 던지는 다양한 주제의 질문에 답하는 거의 유일한 행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

    중국 안팎에서는 올해 리 총리가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어떤 소신 발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는 작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 명의 월수입은 겨우 1천 위안(약 17만원)밖에 안 되며, 1천 위안으로는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리 총리가 언급한 수치는 그간 중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던 내용이었다.

    대외에 공개되지 않던 자국의 '치부'를 드러낸 리 총리의 발언은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전날 리 총리는 미중 관계 전망, 기술 자립,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국제 조사를 둘러싼 논란, 중국 경제 전망 등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다소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TV 생중계 화면 속에 비친 리 총리는 일부 민감한 질문에 답변할 때 책상 위에 놓인 메모를 쳐다보기도 했다.

    리 총리와 시 주석은 과거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 시절 차기 일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한 라이벌 관계다.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인 리 총리는 중국 공산당 내 주요 파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비슷한 연배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인물 중 하나다.

    그렇지만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계와 장쩌민계인 상하이방이 연합해 밀어준 시 주석에게 1인자 자리를 빼앗기고 2인자인 총리 자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 주석 집권기에 접어들어 1인자에게 중국 공산당의 권력이 집중되면서 리 총리는 권력 주변으로 밀려났다는 관측이 많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 이후 중국에서 국가주석과 총리를 '투 톱'으로 하는 집단지도 체제를 구축하고 나서 리 총리는 가장 존재감이 없는 총리라는 평가도 받는다.

    장기 경제 발전 계획 입안과 같은 실질적인 경제 지휘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중국에서 불거진 '노점 경제' 논란은 리 총리의 취약한 권력 입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리 총리는 작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서민들을 살리기 위해 노점 제한을 풀어주자면서 '노점 경제'를 주창해 각 지방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그러나 일부 관영 매체들이 돌연 노점 활성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고 지도부인 당 상무위원을 겸하는 총리의 발언을 관영 매체들이 나서 부정하는 권력투쟁기에나 나타나는 보기 드문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결국 이후 중국에서 노점 경제란 말은 금지어가 됐고 이를 주창했던 리 총리는 사실상 공개적인 수모를 당한 꼴이 됐다.

    이런 환경에서 이따금 표출되는 공개적인 소신 발언은 권력 중심에서 멀어진 리 총리가 택하는 나름의 정치 방식일 수 있다.

    그는 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2021∼2025년) 수립을 앞둔 민감한 시점인 작년 11월에도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현재 인민대중의 교육, 의료, 주택, 식품·의약품 안전, 소득 분배 등 방면에서 느끼는 불만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리 총리의 이런 행보를 소신 발언 수준에서 봐야지 시 주석의 절대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권력 투쟁 차원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헌법까지 뜯어고쳐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연 시 주석과 달리 리 총리는 내년 가을 열릴 20차 당대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2023년 3월 전인대에서 총리직을 내려놓고 중난하이(中南海)의 원로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예상이 맞아 떨어질 경우, 그가 제한 없이 자기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는 2022년 3월 전인대 폐막 총리 기자회견, 단 한 차례가 남았다.

    중국인들은 개혁개방으로 오늘날 중국 번영의 기틀을 마련한 선대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남긴 집단지도 체제가 무너지고 '시진핑 신시대'의 집중지도 체제가 형성되는 역사적 길목에 서 있다.

    이런 와중에 퇴장 가능성이 높은 '소수파 총리' 리커창, 그가 마지막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자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어떤 소신 발언을 남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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