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차량호출·배달 플랫폼인 '그랩'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을 통한 상장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그랩이 알터미터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보유한 스팩 중 하나와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수주 안에 합병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합병 회사의 가치는 350억∼400억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이며 그랩은 합병과 상장지분 사모투자(PIPE)를 통해 30억∼4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400억달러로 평가되는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스팩 합병을 통한 최대 규모의 상장이 된다고 저널은 전했다.

지금까지 최대 규모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와 고어스 홀딩스 Ⅳ 스팩의 160억달러였다.

다만 저널은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경우 그랩은 당초 계획대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그랩은 배달 서비스는 물론 금융, 결제, 쇼핑, 예약, 보험 가입 등을 망라한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동남아의 우버'로도 불리는 그랩은 마지막으로 자금을 조달한 2019년에 15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며 소프트뱅크그룹과 우버 테크놀로지스, 도요타자동차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랩, 스팩 합병 상장 논의 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