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조남관·한동수·김오수·이금로·봉욱 등 거론
내달 말 윤곽…박범계, 추천위 공정성 지적에 "동의 안해"
내주부터 검찰총장 후보 추천 본격화…전현직 다수 물망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제청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지고 인선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추천위는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검찰총장 후보를 천거받을 예정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임한 이후부터 검찰 안팎에서는 후보군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 후보군으로 꼽히는 현직 고검장·검사장들
우선 현직 검사 중에서는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56·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한동수(55·24기) 대검 감찰부장 등이 후보 물망에 오른다.

차기 총장 후보로 가장 빈번히 언급되는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 지검장이다.

검찰 내 대표적인 친(親)정부 인사로 꼽히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윤 전 총장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교체 요구에도 자리를 지켰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도 거론된다.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때 대검 감찰부장으로 발탁됐으며 채널A 사건, 한명숙 전 총리 위증교사 의혹 등 감찰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 정부·여당의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이 지검장이나 한 부장이 총장 후보로 제청될 경우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차기 검찰총장 인사를 계기로 정부와 검찰의 악화된 관계를 개선하고 조직안정을 꾀하기 위해 보다 중립적인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조남관 대검차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대검 차장검사에 올라 한때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윤 전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추 전 장관의 징계 청구에 반발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 동기인 사법연수원 23기 고검장 중 발탁 가능성도 점친다.

추 전 장관 때 대검차장을 지낸 바 있는 구본선 광주고검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 '검찰개혁 적임자' 전직 검찰 출신 기용 가능성
남은 검찰개혁 과제를 마찰 없이 추진하면서 정부와 검찰의 관계 개선에 역할을 할 적임자를 전직 검찰 인사 중에서 찾을 가능성도 있다.

전직 검찰 인사 중에선 윤 전 총장의 선배인 봉욱(56·19기) 전 대검차장, 김오수(58·20기)·이금로(56·20기) 전 법무부 차관 등이 차기 총장 후보로 우선 언급된다.

이들은 2년 전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윤 전 총장과 경쟁했던 인물들이다.

봉 전 대검차장은 검찰 재직 시절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혔으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갈등을 조율하는 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차관은 한때 법무부 장관과 금융감독원장 후보 물망에도 오를 만큼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차관은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차관을 지냈으며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천거된 후보들의 적격 여부를 판단해 법무부 장관에게 3명 이상을 후보자로 추천하면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최종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추천위는 지난 11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위원 5명과 비당연직 위원 4명 등 모두 9명으로 꾸려졌다.

비당연직 위원으로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원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위촉됐으며, 박 전 장관이 위원장을 맡았다.

후보자 추천 절차와 추천 후보들에 대한 검증 작업을 마쳐야 해 후보추천위 첫 회의는 일러야 이달 말이나 4월 초에 열릴 전망이다.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새 총장은 4월 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범계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추천위 구성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