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조차 어려운 고령환자 대부분…"문제될 게 없다" vs "혹시 모를 부작용 걱정"
접종전문위 "AZ 백신 예방효과 고령층에서도 인정된다" 사용권고
[르포] 65세 이상 AZ백신 접종…요양환자·보호자 기대·두려움 교차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한 가운데 부산지역 요양병원은 접종 여부에 대한 엇갈린 반응 속에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분기 우선 접종 대상자의 64%가 접종을 마치면서 '고령층 접종효과' 논란으로 보류됐던 요양병원·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종사자 및 입원·입소자에 대한 접종이 이뤄진다.

정부 발표에 부산지역 요양병원들은 추가 세부 지침이 내려오길 기다리며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었다.

현재 각 지자체 보건소는 관할 요양병원·요양시설에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수요 조사 계획을 내려보내고 있다.

다가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해 환자, 보호자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150명의 환자가 입원한 한 요양병원은 65세 이상 환자의 3명 중 1명이 접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요양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접종을 마쳤는데 젊은 직원의 경우 고열로 힘들어하기도 했다"면서 "나이 든 직원은 후유증이 적었기 때문에 일반 노인에게 접종해도 문제 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호자 중 일부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요양병원에 2년째 어머니를 모신 한 보호자는 "어머니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조금의 위험도 있다면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정부에서 65세 이상이 백신을 맞으면 예방 효과가 좋다고 말하지만, 조금의 의혹에도 불상사를 걱정하는 자녀 마음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자도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받고 심한 근육통과 발열을 경험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라며 "몇 년째 병석에 누워지내는 바람에 기력이 쇠한 고령의 모친이 근육통 등 혹시 모를 이상 반응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르포] 65세 이상 AZ백신 접종…요양환자·보호자 기대·두려움 교차
하루빨리 백신을 맞아 안전을 도모하고 싶다는 반응도 있었다.

사상구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확한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백신을 맞으려는 분들이 꽤 많이 있다"며 "언제 맞을 수 있냐고 궁금해 전화하는 보호자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지역 요양병원은 환자 대부분이 65세 이상인 곳이 많아, 이번 접종 계획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였다.

사하구 한 요양병원은 "65세 이하 환자의 경우 70∼80%가 맞는다고 했지만, 65세 이상 환자의 경우 고령인 만큼 맞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아 접종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요양시설의 경우 접종 가능한 의료진이 없으면 보건소로 이동해 백신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할 보건소는 이동이 불편한 환자가 있으면 보건소 의료진이 직접 해당 병원에 방문,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문가로 구성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지난 10일 해당 백신의 예방 효과가 고령층에서도 인정된다며 사용을 권고한 바 있다.

전문위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등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층 접종 효과를 근거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