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을 앞두고 새벽 2시에도 훤히 불을 밝히고 있는 LH 건물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압수수색을 앞두고 새벽 2시에도 훤히 불을 밝히고 있는 LH 건물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염치없는 정치가 LH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한국토지투기공사’로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올려놓은 집값을 따라잡으려 주식에 ‘영끌투자’를 했던 젊은이들을 비웃듯, ‘신의 직장’ 직원들은 국가정보를 이용해 신묘한 경지의 ‘땅 쇼핑’을 보였습니다. 그러고도 염치도 없게 "왜 우리는 부동산에 투자하면 안되냐?"며 항변하고 있습니다. 윗선 권력자들은 더한 것도 눈깜짝하지 않고 저지르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일에 왜 난리냐며 대드는 꼴입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3기 신도시 지역에 투기를 한 사실이 발각되자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우리는 그들을 ‘충직한 개’로 착각하고 양떼를 맡겼는데 그들은 본성을 숨기고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이웃 늑대와 함께 갈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나쁜 권력자는 염치도 없이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민의 상식을 훼손했다"면서 "진실을 인정하고 행동해서 우리 힘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전 대표가 강조한 것은 '헌법 존중', '상식 회복', '정치에서 염치를 회복하는 것' 등 세 가지다.
특히 "범죄자에게 수사를 맡기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진실도 은폐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다"라며 "여기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폭정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고,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충직한 개’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합동조사단이 투기자들의 명단을 확인하는 사이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일부 사람들이 익명 커뮤니티에 정부 조사방침을 비웃는 발언을 올려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라고 조롱했다.

이어 "너희들이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이라면서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너희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 했다.
LH 직원 블라인드 글 갈무리.
LH 직원 블라인드 글 갈무리.
이런 가운데 'LH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 일주일 만에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날 오전 LH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포렌식 요원 등 수사관 67명이 동원됐으며 LH본사, 경기지역 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지역 광명시흥사업본부 등 3곳과 피의자 13명의 주거지 등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의혹을 폭로한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일 LH 본사 및 임직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신청했지만 안산지원에서는 영장전담판사가 출근한 뒤인 8일 오후 늦게야 발부가 완료됐다.

정부는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시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LH 부동산 투기 조사에 나섰지만 부동산 범죄 수사에 전문성을 지닌 검찰은 조사단에서 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