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서강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비대면 업종 활성화 등 제2 벤처붐이 지속되려면 기업가 정신 교육 확산과 연구개발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이 9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COVID-19 전후 한국 벤처붐의 평가와 미래 과제’ 세미나에서다. 이 행사는 중소기업연구원이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투자,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기업가정신학회가 주관했다.

이동주 중기연 원장 직무대행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경제 위기에 내몰렸지만 국내 비대면 분야 첨단기술 벤처기업들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며 제2 벤처붐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한정화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회장도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모두 벤처붐을 통해 턴어라운드가 이뤄졌다”고 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가 ‘혁신시스템 관점에서의 제2 벤처붐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이 확산하면서 다양한 융합을 통한 신산업 출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벤처 투자 비중은 2017년 33.1%에서 지난해 40.8%로 3년 새 7.7%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디지털 변혁과 비대면 경제 가속화, 바이오·의료 분야 수출 증가 등이 벤처 생태계의 활력을 촉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 교수는 벤처기업의 73.4%가 기술평가보증 등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벤처기업 육성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인력과 펀딩 시스템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벤처기업의 72.1%가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스타트업에 대한 지속적 펀딩 시스템도 미비해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나수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정부 들어 벤처투자시장 확장과 함께 유니콘 기업 수가 급증해 독일과 함께 공동 5위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선 창업규제 환경 개선, 해외 자본 유치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모험자본시장 활성화, 미래기술 기반 4세대 벤처 육성 등의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배종태 KAIST 경영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문병학 한국벤처투자 본부장, 권해원 페이콕 대표,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세미나는 온라인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이정선/민경진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