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릿수 발생도 닷새…인구 규모 2.1배 부산보다 5명 더 많아
외국인이 51%, 전수검사 나섰지만 불법 체류자 참여 등 미지수


충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달 들어 연일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봇물터진 사업장 집단감염' 충북 3월 확진자 비수도권 최다
이달 1∼7일 113명이 새로 감염됐는데, 이는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14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인구가 충북의 2.1배인 부산(108명)보다 확진자가 5명 많고, 인구가 비슷한 강원(50명)과 비교해도 2.2배 수준이다.

한 자릿수가 기록된 날은 1일과 6일 고작 이틀뿐이다.

집단·연쇄 감염이 이어지자 충북도는 외국인이 근무하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나서는 등 감염고리를 끊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온 날은 2일(19명), 3일(12명), 4일(19명), 5일(22명), 7일(20명)이다.

1일과 6일만 각 6명과 9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2일과 5일, 7일에는 비수도권 최다 확진의 불명예를 안았다.

충북의 확진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사업장과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집단·연쇄 감염이 꼬리 물고 있기 때문이다.

'봇물터진 사업장 집단감염' 충북 3월 확진자 비수도권 최다
이달 확진자가 나온 도내 기업체 8곳 중 진천 닭 가공업체(25명), 음성 유리제조업체(18명), 청주 급식업체(15명)에서 무더기 감염이 발생했다.

근로자들이 방역수칙을 지킨다고 해도 작업복을 갈아입는 출퇴근 시간이나 휴식 중 마스크를 벗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이렇게 퍼진 바이러스가 가정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기업체 등의 집단감염이 직원 가족으로 퍼지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회사에서 가정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털어놨다.

도내 확진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51.3%(58명)로 높다.

8일에도 오전에도 1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는데, 이 중 6명이 외국인 근로자이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부분은 정규 직원이 아니다.

직업소개소 같은 인력공급업체를 거쳐 해당 업체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도 관계자는 "이들은 퇴근 후나 주말·연휴 때, 심지어 업체를 옮길 때 동료 외국인들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큰 데, 이런 게 집단감염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방역 사각지대로 꼽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감염자를 찾기 위한 전수검사를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은 외국인 방역이 취약했지만, 전수검사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를 고비로 확진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장이나 영세업체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자까지 검사를 제때 받을지는 미지수여서 확진자 수가 쉽게 줄어들기 힘들다는 우려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