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이라크행 비행기에 오르며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이라크행 비행기에 오르며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사상 첫 이라크 방문길에 올랐다.

교황은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티노 공항에서 전용기를 이용해 이라크로 출발했다. 이번 이라크 방문에는 교황청 수행단 20여명과 기자단 70여명이 동행했다.

교황의 이라크 방문이 의미 있는 이유는 가톨릭 2000년 역사상 교황의 첫 방문이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가 모두 선조로 삼는 아브라함의 태생지가 있는 곳이다.

교황은 오는 8일까지 3박 4일간 수도 바그다드와 나자프, 우르, 아르빌, 모술, 바크디다 등을 방문해 현지 기독교 사회 지도자와 교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나자프에서는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와의 사상 첫 만남도 예정돼 있다.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오랜 탄압과 박해로 고통받아온 이라크 기독교인들에 연대감을 표시하고 즉위 이래 지속해서 추진해온 종교 간 화합을 다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이라크 현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치안 불안 등을 이유로 일정 연기를 제안했지만 교황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며 방문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 방문 환영 벽보 나붙은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 /사진=로이터
교황 방문 환영 벽보 나붙은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 /사진=로이터
앞서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여러차례 이라크 방문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한편, 교황의 이번 이라크 방문은 2019년 11월 일본·태국 순방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해외 사목 방문을 재개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라크 기독교 사회는 2003년 100만~140만명 규모였으나 전쟁과 내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의 공격으로 지금은 30~40만명 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