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억제·경기회복·동맹복원·중국 대응 등 8대 과제 첫 제시
"군사적 개입으로 민주주의 증진은 하지 않을 것…FTA도 접근법 달라질 것"
블링컨 "북·러·이란 도전과제지만 중국이 최대 지정학적 시험"(종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가 심각한 도전과제이긴 하지만 중국이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대중국 강경론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한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포함해 일부 국가가 심각한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예멘,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에서 대처해야 할 위기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이 제기한 도전 과제는 다르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21세기에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중국과 관계는 경쟁해야 한다면 그럴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한 뒤 이는 동맹, 파트너와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이 물러선 곳을 중국이 채웠기 때문에 외교와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관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국 신장에서 인권 학대가 이뤄지고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짓밟힐 때 미국의 가치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하지 않으면 중국은 더 큰 제재를 받지도 않은 채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강화가 외교정책의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나 중국처럼 민주주의의 강점에 의심의 씨앗을 심으려는 적수나 경쟁자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본보기의 힘을 활용할 것이라며 민주적 행동을 유인하겠지만 "값비싼 군사적 개입을 통하거나, 무력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려 시도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증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미국이 이 전술을 시도했으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이 전술들은 민주주의 증진에 오명을 줬고, 미국민의 자신감을 잃게 했다.

우리는 다르게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북·러·이란 도전과제지만 중국이 최대 지정학적 시험"(종합)
블링컨 장관은 동맹이 승수효과를 내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의 독특한 자산이라면서 "우리는 친구, 동맹들과 다시 연결하기 위해 지금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동맹과 파트너의 복원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진정한 파트너십은 각자 역할을 하면서 부담을 함께 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미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이들과 이들에 대한 보상, 합의 이행을 이해하기 위해 충분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 뒤 "이제 우리의 접근법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이 지식재산권 절취, 환율 조작 등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멈추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중산층 성장, 일자리 창출, 모든 미국인의 혜택을 중시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FTA로 타격받은 이들의 지원, 미국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며 경쟁력이 확보될 때까지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과거 군사개입의 장기화와 값비싼 비용 등을 언급하며 군사적 행동이 아닌 외교가 항상 우선이라면서 외교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인의 생명과 핵심 이익이 위태로울 때 무력 사용을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표와 임무가 분명하고 달성가능하며 우리 가치, 법과 일치할 때에만 군사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효과적 외교를 위해 최강의 군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전염병 대유행 억제 ▲경제위기 극복 ▲민주주의 회복 ▲이민정책 ▲동맹 복원 ▲기후변화 ▲기술 분야에서 리더십 확보 ▲중국 대응을 8대 외교 과제로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