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피로감은 뇌 감염 아닌 혈관손상 때문"…미국 NIH 이명화 박사, NEJM에 논문 미국선 '감염 후 만성피로증후군' 연구 주목…"부검은 새 감염병 이해하는 데 필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전 세계가 서서히 감염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후유증과 싸워야 하는 '제2의 팬데믹'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는 '감염 후 근육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증후군' 연구에 참여 중인 NIH 신경과학자 이명화(52) 박사는 백신 접종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후유증 극복을 위한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들의 뇌 부검 결과를 내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박사는 이 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두통, 피로감, 구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뇌 조직 자체의 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 신체의 광범위한 염증 반응에 의한 혈관 손상이 원인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부검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처음으로 확인한 성과로 꼽힌다.
자세한 연구성과와 코로나19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 이 박사와 이메일, 사회관계망(SNS) 등으로 여러차례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 박사와의 일문일답.
--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인 것으로 아는데, 백신은 접종했나.
▲ 며칠 전에 모더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다.
-- 후유증은 없나.
▲ 2차 접종 후 몸살감기 기운이 있어 이틀 동안 누워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개인차는 있지만, 좀 더 힘든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백신과 비교하면 몸살이 더 심했다.
특히 백신을 맞은 쪽 팔이 조금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고, 두통도 있었다.
언니(간호사)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증상은 비슷했다.
-- 논문대로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뇌에는 직접 침투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 현재로서는 그렇다.
두통과 만성적인 피로감 등의 신경학적 증상들이 뇌 조직 자체의 감염이 아니라 신체의 광범위한 염증 반응에 따른 관련 혈관의 손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특별히 뇌 연구에 집중한 계기가 있나.
▲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거의 모든 연구자가 폐 등 일차적으로 바이러스의 타깃이 되는 장기에 집중하고, 뇌는 잊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연구팀은 신경 염증성 질환이 짐작보다 더 만연하고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회복한 후에도 만성피로감, 브레인 포그(brain fog)가 있어 명확하게 생각하기 어렵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등의 여러 신경학적 증상들이 몇 주에서 몇 개월 지속되는 경험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각한 경우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 인플루엔자를 유발하는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는 뇌 조직에 침투하지 않나.
이와는 다른 것인가.
▲ 코로나바이러스는 대개 동물성 질병을 유발하지만,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등 7개의 코로나바이러스(HCoV)는 인간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모두 신경학적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미 사스 환자의 사후 뇌 조직에서는 사스 바이러스의 입자 및 게놈 서열이 검출된 바 있다.
-- 그렇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스, 메르스와도 감염경로가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있나.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스, 메르스와 함께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점으로 미뤄 이 역시 뇌로 침투하고, 여러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뇌에 정확히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의문을 품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부검한 뇌 조직에서는 모두 바이러스가 없었다.
-- 연구 방법과 결과를 자세히 설명해달라. ▲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미국 내 환자 19명(5∼73세)의 뇌 조직을 부검했다.
일반 자기공명영상보다 10배 더 민감해 현미경 레벨로까지 촬영할 수 있는 고출력 MRI 스캐너를 사용해 후각 능력을 제어하는 뇌의 후각 전구(olfactory bulb), 호흡과 심박수를 조절하는 뇌간(brainstem)을 집중해서 관찰했다.
이 결과 두 영역 모두에서 주변부보다 염증의 징후를 보여주는 밝은 반점(bright spot)과 출혈로 인한 어두운 반점 (dark spot)을 볼 수 있었다.
같은 조직에 면역염색법을 실시한 결과, 밝은 반점이 보였던 해당 부위의 미세 혈관 벽이 비정상적으로 얇아졌으며, 혈장 단백질의 하나인 피브리노젠이 혈관 파괴에 따라 뇌실질로 누출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같은 뇌혈관의 손상으로 혈장 단백질 및 혈액 중의 면역세포(T-cell)가 뇌실질로 누출돼 뇌의 염증 세포를 활성화하면서 뇌에서의 면역 및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반점 부위는 혈전이 있는 다른 패턴으로 보이며 면역 반응의 증거는 없었다.
-- 바이러스 검출 검사는 어떻게 이뤄졌나.
▲ 여러 연구방법(RT-PCR, RNA sequencing, RNA in situ hybridization, immunostaining)을 이용해 검사했으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혈류 또는 신경 전달로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 뇌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는 분명치 않다.
다만, 뇌에서의 병리는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미세혈관 손상에 따른 염증반응으로 이해된다.
-- 하지만, 그동안 뇌 조직의 바이러스 감염을 시사하는 논문도 여러 편 있지 않았나.
▲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 15편 중 10편에서 RT-PCR 방법으로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기는 했지만, RNA 복제 수(copy number)가 매우 낮았다.
또 바이러스 단백질은 많은 경우에 검출되지 않았고, 양성이 나온 3편의 논문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편이다.
따라서 뇌의 사후조직에서 관찰된 신경병리학적 소견을 보자면, 여러 신경학적 증상은 뇌 조직에 대한 바이러스 감염의 직접적인 결과라기보다는 '면역-매개' 과정으로 보인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 뇌 조직에 직접 침투하지 않으면서도 그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인데, 메커니즘은 규명됐나.
▲ 현재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는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선천면역계(innate immune system)인 보체계(complement system)의 활성화에 따른 뇌 미세혈관의 손상으로 접근 중이다.
이른 시일 내에 후속 연구가 발표되도록 노력하겠다.
-- 우리나라에서는 감염 사망자에 대한 부검 연구가 부족한 상황인데, 어떻게 뇌 조직을 확보했나.
▲ 뉴욕 검시사무소와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각각 17명, 3명의 뇌 조직을 받았다.
부검 연구는 새로운 질병을 이해하는 데 필수다.
사망한 코로나19 환자의 뇌를 포함한 신체 장기들을 면밀하게 검사함으로써 바이러스의 감염 정도 및 신체 장기의 관여 정도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질병의 특성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세포 수준의 연구나 동물 연구를 함으로써 좀 더 통제된 형태로 메커니즘 연구가 이뤄질 수 있다.
-- 공동 연구자들은 누구인가.
▲ NIH 아빈드라 나스 박사를 총책임자로 해서 신경과학자, 부검과 병리학적 소견을 위한 다수의 병리학자,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위한 의학물리학자, RNA 시퀀싱을 위한 바이오인포매틱스 전문가들이 함께 팀을 이뤘다.
-- NIH에서 진행 중인 '감염 후 만성피로증후군'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됐나.
▲ 2015년 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이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환자에게서 받은 한 통의 편지로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NIH에서조차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연구비 지원도 적어 거의 연구가 이뤄지지 않다가 코로나19 상황에 환자가 급증하면서 연구의 필요성이 커졌다.
--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이뤄지면 이런 감염 후유증도 줄지 않겠나.
▲ 물론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내 감염률, 입원환자 비율, 사망자 비율이 연일 의미 있게 감소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가 위헌인지 판단을 내린다.25일 헌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을 27일 오전 10시에 선고한다고 양측에 통보했다.헌재가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하면 최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할 의무가 발생한다.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할 경우 헌재 구성이 변경되면서 이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고, 그 기간만큼 최종 선고도 미뤄진다.마 후보자 임명 시 헌재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갖는다. 9인 체제로 평의하면 변론을 재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8인 체제를 유지하면 절차는 간소하지만 전원재판부가 아닌 상태에서 결정을 내린다는 절차적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최 권한대행의 임명 행위 부작위(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일정한 행위를 하지 않음)가 위헌인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다. 헌재가 심판 청구를 기각하거나 각하한다면 재판부 구성에 변화 없이 약 2주간 평의를 거쳐 3월 중순께 윤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박시온 기자
가수 싸이의 '흠뻑쇼' 인기를 이용해 수백명을 속이고 수천만 원을 편취한 2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송준구 부장검사)는 가수 싸이의 공연 입장권을 할인 판매할 것처럼 속여 돈만 가로챈 혐의(사기)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5일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중고 거래사이트 등에서 "싸이 흠뻑쇼 공연 직원용 할인 티켓을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 370여명으로부터 5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A씨 통화내역과 계좌 거래내역 분석 등 보완 수사를 거쳐 이달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수사 결과 A씨는 피해자들과 현장에서 만나 티켓을 줄 것처럼 약속한 뒤,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할인 티켓을 확보한 사실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A씨는 또 피해자들을 맞고소하거나 '합의서를 써주면 환불해 주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피해자들에게 갈취한 돈은 강원랜드와 마카오 등에서 도박자금으로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25일 종결됐다. 이날 최종 변론은 8시간에 걸쳐 진행됐고, 이로써 3개월이 넘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장정'이 일단락됐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을 마치고 최종 변론 종결을 선언했다. 이어 "변론 절차가 원만히 종결되도록 협력해주신 청구인 소추위원(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 본인(윤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또 "재판부 평의를 거쳐 추후 고지하겠다"면서 선고기일은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최종 변론에서 헌재는 약 1시간 10분 동안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의 종합변론에 2시간씩 할애됐고,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최종 의견 진술까지 마친 후 오후 10시 14분께 문 대행이 변론 종결을 선언했다.종합 변론에서 국회 측은 총 9명의 대리인단이 나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고,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이어 최종 의견 진술에 나선 정 위원장은 약 40분간, 윤 대통령은 약 1시간 10분간 발언대에 서서 진술했다.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복직되면 또 계엄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을 위해 윤 대통령은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12·3 내란의 밤 전 국민이 TV 생중계를 통해 국회 침탈과 무장 계엄군의 폭력행위를 지켜봤다. 하늘은 계엄군 헬리콥터 굉음을 똑똑히 듣고, 땅은 무장 계엄군의 무장 군홧발을 봤다"고 강조했다.반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가 거대 야당의 횡포를 알리기 위한 "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