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TV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초대형 TV와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세계 TV시장 15년째 석권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역대 최고 점유율인 31.9%를 기록해 15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했다. 2위 LG전자(16.5%)는 올레드(OLED) TV 판매를 빠르게 늘렸다. 삼성·LG의 매출 점유율을 더하면 48.4%로 절반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2006년 ‘보르도 TV’ 열풍을 계기로 세계 TV 시장 첫 1위(14.6%)에 올랐다. 이후 매년 시장점유율을 키우며 1위를 지키고 있다. 2019년 처음으로 TV 시장 점유율 30%대를 달성한 뒤 지난해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LG전자도 2009년 소니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른 뒤 하위업체와 매년 격차를 벌려왔다. 지난해 삼성과 LG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10% 이상 매출 점유율을 차지한 기업은 없었다. 3위 소니의 점유율은 9.1%로 전년(9.4%)보다 오히려 줄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제품과 기술적으로 차별화된 TV를 앞세워 판매 단가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QLED TV가 대표적이다. 출시 첫해인 2017년 80만 대였던 QLED TV 판매량은 지난해 779만 대로 8.7배 뛰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TV 매출 중 Q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판매가격이 2500달러(약 277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점유율 45.4%를 올렸다. 85인치 초대형 TV 시장에서는 50.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미니 LED TV인 ‘네오 QLED’와 마이크로 LED TV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올레드 TV 출하량은 204만7000대를 기록, 처음으로 200만 대를 돌파했다. 2019년 출하량과 비교하면 23.8% 늘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만 86만4000대를 출하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LG 올레드 TV의 평균판매단가(ASP)는 1971.9달러(약 218만8000원)로 LCD TV(428달러)의 4.6배에 달했다.

옴디아는 올해 올레드 TV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560만 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이보다 더 성장률을 높게 잡아 지난해의 두 배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