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중미 4개국 기아 인구 800만 명"
허리케인·코로나19 겹악재에…중미 기아 인구 2년새 4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허리케인 등으로 중미 지역의 기아 인구가 2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고 세계식량계획(WFP)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WFP에 따르면 중미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의 기아 인구는 2년 전 220만 명에서 현재 8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와 수 년간의 기후 재해에 따른 것으로, 이 중 170만 명은 시급한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WFP는 설명했다.

원래도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중미 국가들은 최근 몇 년새 가뭄과 폭우 등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자연재해에 큰 타격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엔 초강력 허리케인 에타와 요타가 연달아 중미를 강타하며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생기고 농지가 파괴됐다.

WFP의 중남미 지역 담당인 미겔 바레토는 보고서에서 "2020년은 전 세계에 잊지 못할 한 해지만 중미에는 타격이 더욱 컸다"며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회복도 더디고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집과 농지가 파괴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새 삶을 찾아 미국행을 시도하는 중미 이민자들도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WFP의 지난달 조사에서 중미 응답자의 15% 가까이가 구체적인 이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가뭄이 극심했던 2018년 조사의 8%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WFP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