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후 당권과는 무관"…김종인 '탈이념' 노선 계승 의도

국민의힘이 23일 비전전략실을 가동하면서 4·7 재보선을 넘어선 장기 전략을 수립할 조직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주도의 야권 재편과 당 혁신, 대선 구도 전망과 대선 승리 전략도 논의하고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전략실' 띄운 김종인호…재보선 이후에도 역할?
애초 국민의힘은 비전전략실 가동 이유로 기존 전략기획 기능에 대한 아쉬움을 거론했다.

이철규 의원이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아왔지만, 국회 산자위 간사, 정보위원 등을 겸임하면서 선거전략 업무에 매진하기는 어려운 여건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보완할 명목으로 출범한 비전전략실은 재보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 수립으로 역할을 좁히지 않았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직속으로 설립됐는데도 비대위가 해산되는 '재보선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다.

표면상 시한부 조직인 비전전략실이 그 명칭을 과시하듯 당의 미래 '비전'을 얘기하는 배경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의 일부 강경 보수 인사들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고리로 단일화 이후의 당권을 넘보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방패막을 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정권 교체를 이루려면 당 혁신 작업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평소 철학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장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김근식 전략실장이 출마 전부터 김 위원장과 주파수를 맞춰온 점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4월 이후에도 역할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핵심 관계자는 비전전략실 설립 취지에 대해 "김 위원장의 거취와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이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시절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 전략실' 띄운 김종인호…재보선 이후에도 역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