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AP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AP
미국 상원이 13일(현지시간)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을 부결했다.

상원은 이날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유죄 57 대 무죄 43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상원 탄핵을 위해선 출석의원 3분의 2(6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공화당에선 7명이 이탈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선 이탈표가 없었다.

상원에서 무죄 판결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지난 9일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헌법에 합치하는지' 결정하는 투표에서 공화당 이탈표가 6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되자 성명을 내 탄핵심판이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는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고 했다.
美상원, '트럼프 탄핵안' 부결[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표결 후 발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폭력적으로 막고 국민의 뜻을 뒤집으며 불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도들을 고무하고 지휘하고 나아가게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것보다 더 미국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고 했다.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안 표결에선 '무죄' 표를 던졌지만 표결 후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날 (의사당 폭동)사건을 유발하는데 실질적이고 도적적인 책임이 있다는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헌법적으로 유죄 선고 대상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제는 민간인이 된 전직 공무 담당자에 유죄 선고를 내릴 권한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폭동에 책임이 있는건 분명하지만 이미 퇴임했기 때문에 탄핵 대상은 아니라는 논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을 조장해 대선 결과 확정을 방해하려했다는 '내란선동' 혐의로 탄핵심판을 받았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