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각오를 밝히고 유족인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를 위로한 뒤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뜨겁다.

이언주 전 의원은 "21년전 룸살롱에서 여성접대부들과 광란의 술판을 벌인 것을 사과한다는 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는 또 망언을 쏟아냈다"면서 "성범죄로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해 “나의 롤모델이자 동지였다”고 밝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범죄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을 롤모델로 여긴다는 것은 자신도 성범죄에 공감한다는 말 아닌가"라며 "우상호는 다시 한 번 국민들 가슴에 불을 지르고,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를 했다"고 꼬집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박원순 계승 선언' 우상호는 이득일까 손해일까"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박원순 계승 선언'은 언론보도만 보면 십중팔구 손해보는 행동 같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거 프레임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그걸 원내대표까지 지낸 우상호가 몰랐을까. 왜 우상호는 이 국면에서 '박원순 계승 선언'을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우상호는 그간 (반대자없는) 전략적 포지션을 취해 다선 중진 의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밋밋했고 따라서 열성 지지자도 없었다"면서 "이번 '박원순 계승 선언'은 그간의 태도를 버리고 '반대받을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선언'이다"라고 해석했다.

앞서 우상호 의원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강난희 여사의 손 편지글을 보았다"면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힘겨운 시작'이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울컥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면서 "참여연대를 만들어 시민운동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갈 때도 감탄했고, 시민의 삶에 다가가는 서울시장의 진정성에도 감동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궐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과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이뤄지는 선거며 이로 인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니만큼 소속당 시장 후보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