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연구소 유출설 반박…'생화학무기 테러' 가능성도 부정
러 "코로나바이러스 실험실 유출 가능성 작아"…WHO 발표 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기원을 두고 중국과 미국이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 전문가가 사실상 중국 편을 든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를 지지했다.

WHO는 최근 코로나19 최초 발병지인 중국 우한(武漢)을 찾아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우한 실험실에서 사고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극히 작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따라 WHO가 중국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러시아 전문가의 발언이 추가로 나왔다.

WHO의 우한 조사에 국제 전문가로 참여한 러시아 '파스퇴르 전염병·미생물학 연구소' 부소장 블라디미르 데드코프는 12일(현지시간)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실험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하면 유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유출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작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데드코프는 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들에게서 코로나19 감염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파스퇴르 전염병·미생물학 연구소는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산하 연구소다.

데드코프의 이날 발언은 WHO 조사팀장 피터 벤 엠바렉의 앞선 발표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엠바렉은 지난 9일 우한 방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아 관련 추가 조사는 필요하지 않다"면서 바이러스 유출 의혹을 받아온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 있다고 비난했는데, WHO 조사팀이 이런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데드코프 부소장은 또 코로나19가 생화학무기를 이용한 테러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러한 유격전(생화학테러)을 펴기 위해선 어디선가 바이러스를 가져왔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감염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생화학테러 공격을 벌이기에도 이 바이러스는 가장 적합한 감염원이 아니다"라면서 "만일 당신이 자신의 무기를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