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서 있었다면 크게 다쳤을 것"…경찰 사고 원인 조사
대형마트 무빙워크서 카트 내려와 1명 부상…제어장치 고장 추정
"하루에도 수백 명이 이용하는 쇼핑카트가 이렇게 위험할 줄 몰랐어요.

비슷한 사고가 언제든 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요.

"
지난 6일 오전 11시 30분께 전북 전주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A(42)씨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무빙워크를 타고 3층으로 내려가는 도중, 위쪽 손님 손에서 떨어진 쇼핑카트가 갑자기 미끄러져 내려온 것이다.

속도가 붙은 쇼핑카트는 무빙워크 아래쪽에 있던 A씨 앞까지 쏜살같이 내려왔고, 23개월 된 아이를 안고 있던 그는 오른쪽 다리를 내밀어 쇼핑카트를 황급히 막았다.

그는 바지가 해지고 오른쪽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A씨와 아이에게 큰 외상은 없었지만 사고 이후 두려움을 느끼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 황급히 카트를 멈춰 세워 천만다행이었다"며 "만일 아이가 카트에 부딪혔다면 크게 다쳤을 거라는 생각에 며칠간 잠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카트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모든 대형마트가 경각심을 갖고 쇼핑카트 관리와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무빙워크서 카트 내려와 1명 부상…제어장치 고장 추정
대형마트 측에 따르면 해당 쇼핑카트의 제어장치가 닳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무빙워크에 난 홈과 쇼핑카트 제어장치의 홈이 맞물려 제동하는데, 제어장치의 고무 패드가 마모된 것이다.

하지만 쇼핑카트 고무 패드 마모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해당 카트의 고무 패드가 닳기는 했으나 제동기능을 못 할 만큼 손상되진 않았다"며 "쇼핑카트를 무빙워크에 밀어 넣을 때 네 바퀴의 홈이 맞춰지도록 카트를 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난 카트는 지난해 5월 바퀴를 교체했다"며 "사고 피해 보상에 노력 중이고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로부터 대형마트 관리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