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황청 외교단 신년 하례식서 언급…미얀마 구금 정치인 석방 촉구
교황 "한반도 상황 특별한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다"(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현지시간) 한반도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주교황청 외교단을 대상으로 한 신년 하례식 연설에서 작년 6월 발생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언급하며 "한반도에서의 (남북) 관계 악화를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언급은 한국 안팎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을 주목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교황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지지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작년 12월 새로 부임한 추규호 주교황청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항상 기도한다"고 밝혔었다.

180여 개국의 주교황청 대사가 모인 이날 신년 하례식에는 추 대사도 참석해 교황과 새해 인사를 나눴다.

추 대사는 '교황께서 평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주신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고, 교황은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교황은 이날 한반도 문제 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보건·사회·경제 위기와 기후 변화, 이민자·난민, 테러리즘 등 지구촌의 다양한 이슈들을 두루 돌아보며 그 대응을 위한 인류의 단합과 연대를 촉구했다.

정치 위기와 관련해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를 재차 거론하며 구금된 정치 지도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교황은 "수십년 간 이뤄진 민주화의 길이 지난주 쿠데타로 갑작스럽게 가로막혔다"며 "그 과정에서 몇몇 지도자들이 체포됐다.

국가의 선을 위해 진솔한 대화를 고무하는 차원에서 그들이 즉시 석방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통상 매년 1월 초 주교황청 외교단을 초청해 신년 하례식을 하는데 올해는 작년 말 재발한 좌골신경통에 따른 다리 통증으로 한달 가량 연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