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와 맞대결서 15득점으로 역전승 기여…"김선형 형 조언 덕에 마음 다잡아"
"지금은, 욕심 많이 납니다"…신인왕 도전 선언한 SK 오재현
프로농구 서울 SK의 가드 오재현(22·186.4㎝)이 '2년 연속 2라운드 출신 신인왕'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 전체 11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오재현은 정규리그 막바지로 치닫는 이번 시즌 신인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일 현재 오재현은 19경기 출전에 평균 8.3점 3.3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 중에서도 적극적인 수비가 특히 눈에 띄는 그는 스틸도 평균 1.5개나 올리고 있다.

규정 순위 조건(54경기 기준 32경기 이상 출전 또는 50개 이상 성공)에 못 미쳐 아직 정식으로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평균 개수만 보면 전체 10위 이내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천 전자랜드의 이윤기(24·188.7㎝)와 신인왕 경쟁 구도 속에 오재현은 2일 맞대결에서 비교 우위를 재확인했다.

33분 41초를 뛰며 15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스틸 하나를 기록, 팀의 75-73 대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SK가 65-73으로 4쿼터 들어 큰 격차로 뒤진 경기 종료 2분 39초 전엔 뱅크슛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이윤기는 1분여 출전에 그치며 득점을 비롯해 이렇다 할 개인 기록을 올리지 못해 희비가 엇갈렸다.

시즌 기록에서도 이윤기는 5.1점 1.2리바운드 0.9어시스트로 현재까진 오재현에게 밀린다.

"지금은, 욕심 많이 납니다"…신인왕 도전 선언한 SK 오재현
초반 활약에 주목받기 시작할 때 "팀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하겠다"며 직접적으로 신인왕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는 않았던 오재현은 전자랜드와의 경기 이후엔 "지금은 욕심이 많이 난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윤기와의 맞대결을 의식해서인지 "저에겐 부담감이 큰 경기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도 했다.

지난달 초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쌓으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존재감을 뽐낸 오재현은 지난달 24일 전주 KCC전부터는 3경기 연속 5점 이하에 그쳤다.

그러다 전자랜드전에서 약 20일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5점은 1월 3일 원주 DB전의 19점에 이어 오재현의 한 경기 최다 득점 2위 기록이기도 하다.

플레이의 기복에 대해 "저는 수비에 장점이 있고 수비를 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공격을 비중을 두면서 하고 있더라"고 요인을 짚은 오재현은 팀의 대선배 김선형의 조언에 큰 힘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선형이 형이 '네가 잘하는 수비를 먼저 열심히 하다 보면 출전 시간도 늘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주셨다.

그런 마음으로 임했는데, 수비부터 되니까 다른 부분도 잘 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윤기 외에 창원 LG의 윤원상, 부산 kt의 박지원 등도 각 팀에서 한몫하며 신인왕 레이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상승세를 탄 팀 성적도 6강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오재현이 신인왕에 오를 확률은 더욱 커진다.

오재현은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으니 방심하지 않겠다"며 "제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