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서 "이전투구 현명한가" 우려
野, 대법원장 탄핵카드 제동…"맞불 오해 피해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냈다가 당 안팎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슬그머니 거둬들이는 모양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법원장 탄핵 소추와 관련, "맞불 대응 성격이 있다는 오해를 피하려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시도를 규탄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는 만큼 김 대법원장 탄핵 소추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김 대법원장 탄핵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원내 지도부가 도맡아 조만간 탄핵안 발의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데서 물러선 것이다.

여기에는 민주당의 법관 탄핵을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할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이날 주최한 '임성근 판사 탄핵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왔다.

특히 당에서 초청한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하자 "그래도 탄핵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헌법학자인 장 교수는 "서로 이런 식으로 해서 이전투구처럼 돼 버리고 이쪽저쪽이 똑같다는 판단을 받는 것이 과연 현명한가"라며 "헌법재판소에서 어차피 둘 다 깨진다고 했을 때 좋은 선택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탄핵 추진)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고, 정치적 맞대응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즉석에서 해명에 나섰다.

그는 "대통령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발언을 했는데도 항의하지 않았고, 4·15 총선 무효 재판을 지연해 고발당했으며, 사법 적폐청산 수사를 묵인 내지 용인했는데 피고인들이 대부분 무죄를 받았고, 법관 탄핵을 저지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게 현시점에 맞지 않다는 얘기가 나와서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