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에 '접종' 안내 병원은 사과…무자격 교직원 접종 병원엔 백신공급 6개월 중단
美 백신 난맥상…후원자에 백신 초청장·차례 안된 교직원 접종
미국에서 일부 병원이 후원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초청장을 보내거나 아직 차례가 안 된 교직원에 백신을 맞혀 물의를 빚고 있다.

CNN 방송은 워싱턴주(州) 벨뷰의 오버레이크 의료센터가 이 병원 후원자 약 100명에게 백신 접종을 신청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가 이 사실이 드러나자 사과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병원은 이메일에서 "오버레이크 코로나19 백신 클리닉에 새롭게 500개의 빈자리가 생겼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돼 기쁘다"며 등록할 수 있는 특별 접속 코드를 안내했다.

오버레이크 의료센터는 이 이메일을 회원 4천여명에게 보냈는데 여기에는 자원봉사자와 은퇴한 간호사·의사, 전체 직원, 그리고 약 100명의 기부자가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워싱턴주는 65세 이상 노인 전체와 여러 세대(世代)가 함께 사는 가정의 50세 이상 성인에게만 백신 접종 자격을 준 상황이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그들이 일부 VIP 리스트에 특혜를 주고 있었다면 이는 그런 일을 할 방법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병원은 사과했다.

병원 측은 "우리 후원자 중 일부를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광범위하게 (대상자를) 물색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병원은 다만 이메일을 받은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백신을 맞을 자격을 갖췄을 때만 접종을 신청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지아주의 엘버턴 의료센터는 아직 순서가 아닌 지역 교육구의 교사와 학교 영양사 등 직원들에게 백신을 접종했다가 6개월간 신규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게 됐다.

조지아주 공중보건국은 26일 이런 사실을 통지받은 뒤 조사를 벌였고 사실로 확인되자 6개월간 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서 이 병원을 제외하기로 했다.

이 병원은 이 기간 새로운 백신은 공급받지 못하지만 남은 백신 재고로 2회차 접종을 할 수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