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 집단감염 시작점 찾기 유전자 검사 착수
감천항 현재까지 러 선원 278명 확진…내국인 감염은 이번이 처음
부산 감천항 항운노조 감염 바이러스…GR그룹? GH그룹?
부산 감천항에서 러시아 선박 냉동물 하역 작업을 하던 항운노조원이 대거 확진돼 방역 당국이 감염 원인 파악에 나섰다.

지난해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등 외국인 선원 확진자가 300명에 육박했는데도 하역작업을 하던 항운노조원은 단 한 명도 확진되지 않았던 터라 이번 집단감염 경로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항운노조 감천지부에서는 25일 첫 확진자 이후 노조원 342명 전수조사에서 노조원 20명과 가족 등 관련 접촉자 6명 등 26명이 확진됐다.

부산항에서 화물 고정(라싱) 노동자나 야드 트랙터 기사 등 항운노조원이 감염된 적은 있으나 감천항 하역 조합원 확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항운노조 감천지부가 있는 감천항은 지난해 7월 이후 12월 초까지 러시아 등 해외 입국 선원 278명이 확진된 곳이다.

확진된 러시아 선원과 접촉해 자가격리 된 하역 조합원은 있었으나 확진자는 없었다.

러시아 선원 확진이 잇따르자 검역소는 하선 전 유전자 증폭(PCR) 진단검사로 양성자를 미리 걸러내 이제는 러시아 선원과 하역 조합원의 접촉도 쉽지 않은 상태다.

방역 당국은 이번 달 러시아 선원 2명이 PCR 검사에서 확진돼 감염병 전담 병원에 입원한 사례가 있어 확진된 항운노조 조합원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사할 예정이다.

러시아 선원 확진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는 GR 그룹인 반면 최근 부산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전자는 GH 그룹이어서 검사 결과에 따라 러시아 선원 접촉 등 감염 경로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부산 감천항 항운노조 감염 바이러스…GR그룹? GH그룹?
산발적인 감염이 아니라 항운노조원 확진자가 줄줄이 나오는 것도 의문이다.

냉동고 하역 작업 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은 환경이긴 하지만 조별로 이뤄지는 근무 형태를 벗어나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병선 부산시 복지건강국장은 "그동안 항운노조 확진 사례가 있었지만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계절이나 기후, 환경 조건 차이로 추정된다"며 "이번 집단감염은 그런 조건이 맞아떨어졌을 수 있고 다른 감염이 이미 진행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항운노조 집단감염과 비슷한 시기 확진자가 나온 하역업체의 감염 연관성 여부도 주목된다.

25일 이후 확진자 3명이 발생한 서구 G사는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등에 직원을 보내 하역 작업을 감독해왔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항운노조 집단감염과 G사 직원 확진 간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