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과 무슨 상관?" 황희 장관 내정에 문화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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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경력 전무한 도시 전문가
황 후보자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재선 의원이다. 그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도시계획 전문가로 분류된다.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안정 및 서민주거복지TF 위원,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위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대부분의 경력을 부동산 분야에서 쌓았다.문화체육분야 관련 경력으로는 지난 2011년 국기원 홍보마케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게 전부다. 장관으로 입각하는 정치인 중 상당수가 관련 상임위 등 활동 경력이 풍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와대는 황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로 '정책기획력과 소통역량'을 꼽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획력과 업무추진력,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체육·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관련 경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도시재생 뉴딜 관련 정책을 많이 했는데, 그 부분이 문화예술과 관광 등을 접목한 활동”이라며 “문화 관련 사업들이 어려운 점이 있어서 이런 기획력과 소통능력을 감안했다고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秋 아들 의혹 제보자 실명 공개한 '핵심 친문'

황 후보자는 지난해 9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옹호하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공개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하고 “당직 사병은 잠수를 탔는데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며, 공범 세력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공익제보자에 대한 국회의원의 '갑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황 후보자는 이를 삭제하고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관가에서는 황 후보자의 발탁 이유로 '정치적 배경'을 꼽는다. 임기 말 장관직을 희망하는 적합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청와대가 '믿을 수 있는 인사'를 기용했다는 해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정권이든 임기 말에는 정부를 위해 노력해준 잘 아는 사람을 발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화체육계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관련 인사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예술에 정치가 개입하면서 벌어진 사건이었다"며 "관련 경력이 전무한 핵심 '친문 스피커'가 장관으로 내려오면서 문화체육계에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약력>
△ 전남 목포(54)
△ 숭실대 경제학과
△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실 비서
△ 참여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참여수석·홍보수석실 행정관
△ 20·21대 국회의원
△ 19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
△ 국회 국방위 간사
△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