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건당국 "3상 시험 제대로 안돼…생산 방식도 문제"

브라질 보건 당국이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승인을 거부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의 대형 제약회사인 우니앙 키미카는 앞서 지난 15일 스푸트니크 V 수출 및 해외 생산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함께 자국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에 스푸트니크 V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은 "(긴급 사용승인) 신청서가 최소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우니앙 키미카로 반려됐다"면서 "3상(3단계 임상시험) 추진 허가서가 제출되지 않았고 생산 방식과 관련한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가위생감시국은 "3상 실시 허가를 신청한 것만으로는 (긴급 사용 승인에) 불충분하다.

3상이 실제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시국은 지난 12월 말 우니앙 키미카로부터 3상 실시 허가 요청을 받았지만 이후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허가하지 않았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우니앙 키미카는 이미 브라질 내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 생산을 시작했으며, 1분기에 1천만 도스(1회 접종분), 올해 안에는 1억5천만 도스를 자국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 거부로 이 같은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은 3상을 건너뛰고 1·2상 뒤 곧바로 승인해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지난 12월 초부터 이 백신으로 자국민 대상 접종을 시작했으며, 백신의 외국 생산 및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와 남미의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볼리비아·파라과이, 발칸 국가 세르비아, 아프리카의 알제리, 중동의 팔레스타인 등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승인하고 자국민에게 접종을 시작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러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 승인 거부"[러 언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