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 "구호 물품은커녕 지침 전달 등 아무런 조치 없어"
지자체 "한정된 인력으로 하다 보니 허점 생겨" 해명
"먹을 것도 없는데…" 부산 사하구청 자가격리자 나흘간 방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자가격리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방역 당국의 자가격리자 관리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

15일 부산 사하구에 따르면 지난 10일 나모(30)씨는 임산부 아내와 함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지난 7일 확진자와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어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가격리 들어간 뒤 나씨는 나흘 동안 지자체와 보건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지자체 방역 지침에 따르면 담당 공무원은 자가격리자의 동선,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가격리자 전용 앱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

또 외출이 어려운 자가격리자를 위해 간편식 등이 담긴 구호 물품을 집 앞까지 전달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 여부를 안내해야 한다.

나씨는 "집 안에 식료품이 없어 한동안 지인에게 도시락을 사 와 달라고 부탁했다"며 "방역수칙, 코로나 관련 증상 등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유튜브, 인터넷 뉴스 등에 의존했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던 나씨는 관내 국회의원과 구의원에게 민원을 제기했고, 이후 지역 정치인들이 구청에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과 지자체 측은 자가격리자 명단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나씨 가족이 누락돼 일어난 사고라고 설명했다.

금요일부터 주말 간 발생한 자가격리자는 다음날 월요일부터 관리에 들어간다.

그런데 지자체에서 한정된 인력으로 주말 동안 급증한 자가격리자를 안내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허점이 생긴 것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애초 공무원 1명당 자가격리자 1명을 담당하지만, 자가격리자가 급증하면서 공무원 1명이 자가격리자 여러 명을 관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늦었지만 지난 13일 오후 나씨 집을 직접 방문해 검체를 채취하고 관련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 격리된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