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씨티은행이 280달러(약 41만원)을 보내야 할 고객에게 81조달러(약 11경8432조원)를 송금했다가 허겁지겁 취소하는 실수를 저지른 게 뒤늦게 알려졌다.지난달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작년 4월에 발생한 이 사건은 씨티은행 첫 번째로 송금 담당 직원이, 두 번째로 거래 확인 업무 담당 직원이 모두 실수를 확인하지 않고 송금처리를 하면서 발생했다.송금처리가 이뤄진지 90분이 지난 뒤 세 번째 직원이 실수를 발견해 송금을 취소하면서 실제 자금 이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는 송금을 탐지하는 시스템이 이상 징후를 감지한 덕이다. 씨티은행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통화감독청에 해당 사건을 보고했다.비슷한 실수가 씨티은행에서 끊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FT가 입수한 씨티은행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 총 10건의 아슬아슬한 실수가 있었고, 그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 4600억원) 이상이었다.씨티그룹은 2020년에도 법적 분쟁을 벌이던 화장품그룹 레브론의 채권단에 약 9억달러(1조3200억원)을 실수로 송금한 바 있다. 결국 9억달러 중 5억달러(약 7300억원)를 회수하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마이클 코뱃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코뱃의 후임자인 제인 프레이저는 2021년 취임 이후 규제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로 다뤘지만, 통화감독청과 Fed로부터 1억3600만달러(약 19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파국의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오래 전부터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양보를 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악연은 미국의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비리를 조사하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압박한 게 시작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헌터 바이든에 대한 비리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되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해 압박한 사실이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하원의 탄핵소추 대상이 됐다.작년의 미국 대선 국면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니아를 방문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었다. 펜실베니아 방문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전쟁에 필요한 포탄 공장이 있는 도시를 방문한 것이란 명분을 댔지만, 공화당은 ‘선거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가질만한 경험이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헌터 바이든 사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원조 중단 카드를 사용한 바 있어서다.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선 자칫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만 내주고 얻어가는 게 없는 상황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또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와 전쟁 상황도 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양국의 광물 협정 체결이 무산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 도움이 절실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국에 감사를 표하며 뒷수습에 나섰지만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유럽 내 결속력을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없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뒷수습 나선 젤렌스키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다음 날인 1일(현지시간) 오후 X(옛 트위터)에 “우리(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미국과 강력한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도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과 미국 국민 간에는 역사적이고 견고한 유대가 있다”고 강조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날 오전만 해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요구를 들으려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추진 중인 종전 협상을 비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50여 분간 진행된 정상회담 중 마지막 10여 분 사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보 보장을 두고 이견이 노출되며 설전이 오갔다. 성사된 협정도, 식사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보다 일찍 백악관을 떠났다.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영국 런던 총리 관저에서 키어 스타머 총리를 만났다. 이날 스타머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따뜻하게 환대하며 28억달러(약 4조964억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