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지나도 개선 안 돼…"주민건강·환경 연관성 아직 확인중"
'주거부적합' 인천 사월마을 초미세먼지 여전히 기준치 초과
정부의 주민 건강조사에서 주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천 사월마을 일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여전히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인천시 서구 등에 따르면 가천대 길병원 연구팀이 최근 사월마을의 마을회관·주택·사업장 등 3개 지점에서 3일에 걸쳐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일평균 대기환경 기준치(35㎍/㎥)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병원 연구팀은 서구가 발주한 '사월마을 건강영향조사 사후관리 용역'을 맡고 있다.

길병원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24·25·26일에 측정한 결과를 보면 마을회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55.5㎍/㎥(최대 65.7)다.

주택은 평균 51㎍/㎥(최대 59.2), 사업장은 55㎍/㎥(최대 63.5)로 측정됐다.

이는 동일한 날짜에 인근 서구 검단 지역 주거지역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 수치 13∼33㎍/㎥ 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주거부적합' 인천 사월마을 초미세먼지 여전히 기준치 초과
환경부가 2019년 11월 사월마을의 미세먼지 농도와 야간 소음도, 주민 우울·불안증 호소율 등이 높다며 주거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1년이 넘게 지났으나 뚜렷한 환경 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길병원 연구팀이 최근 주민 35명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혈액, 흉부 CT, 복부초음파, 폐 기능, 골밀도, 심전도, 우울증·자존감 등 조사에서도 다수의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다만 주민 중 고령이 많고 표본 숫자가 적어 환경의 영향으로 주민의 건강 상태가 영향을 받았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길병원 연구팀 관계자는 "올해 4월까지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주민의 실질적인 건강 상태와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현재 외부 기관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주변 자연부락 환경개선 대책 수립 용역'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사월마을의 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서구는 사월마을 일대 대기·폐수 배출 사업장, 폐기물 처리업체, 비산먼지 발생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관련 규칙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계속해 단속하면서 환경 개선을 추진 중이다.

총 52세대, 122명이 거주하는 사월마을에는 지난해 기준 제조업체, 도소매 업체, 폐기물 처리업체 등 160개가 넘는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와 골재 적치장 등이 들어서 있다.

서구 관계자는 "단시간에 주거 부적합이 나온 여러 가지 원인을 한 번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며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지속해서 환경 개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