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규모 대학선 85%…"국가·법인 재정 책무성 강화해야"
사립대 등록금 수입 대비 교직원 인건비 74%…"재정 불안 요인"
전국 사립대학교의 등록금 수입 대비 교직원 인건비 지출 비중이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의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재무 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 기준으로 전국 187개 일반제 사립대의 인건비 지출 총액은 7조7천751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등록금 수입(수강료 수입 포함)은 10조5천519억3천40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등록금 수입 대비 인건비 지출 총액을 뜻하는 인건비 등록금 의존율은 73.7%로 나타났다.

인건비 등록금 의존율은 대학의 가장 안정적인 수입인 등록금 수입이 인건비에 어느 정도 사용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의존율이 높을수록 재정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고정비인 인건비 비중이 높으면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수가 줄어 대학 재정이 불안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학교일수록 인건비 등록금 의존율은 높았다.

재학생 5천명 미만 사립대에서 이 비율은 84.3%까지 치솟았다.

수도권 5천명 미만 사립대는 85.0%, 광역권 5천명 미만 사립대 82.8%, 지방권 5천명 미만 사립대 84.4%로 나타났다.

재학생 5천명 이상 사립대에선 인건비 등록금 의존율이 68.2%였고, 학생 1만명 이상에선 이 비율이 74.0%였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사립대 재정과 의사결정 구조의 이해' 보고서에서 "(사립대 교직원) 보수가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지출 내 타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과 비교해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보수 비율이 너무 높으면 대학재정이 열악한 상태로, 교육·연구 활동에 투자할 여력이 적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학생들이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그만큼의 교육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질의 교육·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수익자부담원칙을 폐기하고 국가와 법인의 재정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사립대들이 연구와 학생 지원에 투입하는 연구·학생 경비는 인건비보다 적었다.

전국 일반제 사립대의 교내외 장학금 총액은 4조4천224억2천만원이었다.

인건비 지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등록금 수입 대비 장학금 총액(총 장학금지원율)은 44.0%에 머물렀다.

산술적으로 학생 1명이 등록금 100만원을 내면 56만원은 본인 부담이었다는 뜻이다.

연구비는 4천123억5천400만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