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안철수와 2단계 단일화가 현실적"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사진)이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마음을 거의 굳혔다”며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2단계 단일화가 현실적일 것”이라고 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야권 후보들을 향해 토론을 제안하는 등 재·보궐 선거를 두 달가량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8일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최종 결심을 이달 중순 안에는 밝히겠다”고 했다. 이르면 다음주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전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국민의힘 내 유력 주자들이 하나둘씩 링 위에 오르는 양상이다.

다만 나 전 의원은 단일화 국면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방식의 ‘원샷 경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전 의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쉽진 않을 것 같다”며 “우리 당의 절차·과정을 거치고 나서 추후 단일화를 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도 이달 안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결심은 확고하다. 늦어도 설 전에, 아마 1월 중에 출마 선언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야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이들이 모두 수면 위로 올라와 ‘본 게임’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를 비롯한 야권 주자를 향해 공개토론도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얘기만 무성한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서 토론회나 비전 발표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젊다는 후보들일수록 안 대표를 끌어들일 게 아니라 스스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