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해 5월 이후 두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사태를 선언한다.

6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7일 국회 보고 등을 거쳐 이르면 이날 오후 도쿄와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다. 대부분 학교와 시설을 닫은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음식점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단축하는 등 일부 분야에 대책을 집중하기로 했다. 한 달가량 시행할 예정이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직전 1주일간 인구 10만 명당 신규 감염자 수가 25명 미만이어야 긴급사태가 해제된다. 도쿄에선 확진자 수가 1주일 이상 500명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50분 기준으로 도쿄의 하루 확진자 수는 1591명으로 처음 1500명을 넘었다. 전국적으로는 신규 확진자가 6004명으로 전날(4915명)에 이어 이틀 연속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루 사망자와 중증환자, 1주일간 평균 확진자 수도 76명과 771명, 979.4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양성률은 13.6%,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 비율(도쿄도)도 69%로 치솟았다.

도쿄의 입원환자는 3025명으로, 처음 3000명을 넘어섰다. 도쿄도의 병상 3500개의 86%가 차면서 의료체계 붕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도쿄도에서 사망한 14명 가운데 2명은 자택에서, 1명은 대중목욕탕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후 감염이 확인됐다. 오사카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단축영업에 협력하는 음식점에 최대 148만엔(약 1654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달 13일 이후 확진자 수가 크게 줄었다.

도쿄와 수도권도 지난 4일부터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단축해줄 것을 음식점에 요청했다. 하지만 지원액이 하루 4만엔에 그쳐 상당수 음식점이 영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시민들의 위기감이 옅어진 점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이유로 꼽힌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달 세 차례의 임시 기자회견을 열어 외출 자제를 당부했지만 상당수 시민은 예년과 다름없이 송년회와 신년회를 즐겼다. 지난달 19~26일 도쿄 긴자역 주변 인파는 전주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시부야 중심가의 유동인구는 4% 늘었다.

영국에서도 5일(현지시간) 하루 확진자가 6만916명, 사망자가 830명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김정은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