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49대 동원, 1대에 7명씩 나눠 태워 300여 조합원 출석시켜
총회장 밖에선 반대 측 49명 집회…일부 충돌 1명 병원 이송
일부 조합원 "예고된 충돌에도 구청이 재개발 총회 허가" 비판
드라이브 스루로 감염 방지? 부산 대연8 재개발 총회 강행 논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 속에서 올해 부산 최대 재개발정비사업으로 꼽히는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임시총회에 300명이 넘는 조합원과 관계자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모였다.

관할 구청은 총회가 방역 수칙을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총회장 밖에서는 일부 조합원이 충돌해 1명이 병원으로 후송됐고 거리두기는 완벽히 지켜지지 않았다.

5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임시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는 새로운 조합장 선출을 위해 비대위가 주축이 돼 개최했다.

부산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50인 이상 공적 모임(집회, 설명회, 세미나 등)이 금지되고 있다.

이러한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총회 주최 측은 버스 45대를 준비시켰다.

조합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버스 1대에 기사 1명, 조합원 7명씩만 탑승시켜 300명을 분산시켰다.

총회에는 방역복 입은 운영요원 49명이 등장해 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처럼 겉으로는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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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 총회에 반대하는 옛 조합 집행부 측 49명이 집회 신고를 하고 총회장 밖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버스가 차고지에 진입하는 것을 막다가 1명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총회가 현 단계 방역 수칙을 모두 준수하고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예고된 충돌 등 다른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남구가 무리하게 재개발 총회를 허용해줬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부산시와 남구청, 포스코 등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 어이없다"며 "많은 사람이 모이지 말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것인데 충돌이 일어날 게 뻔한데 구청이 총회를 허가해준 게 이해되지 않고 비대위도 총회를 강행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조합은 조합장 선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총회 자체는 방역 수칙을 어긴 사항이 없다"며 "총회장 밖에서 일어나는 거리두기 미준수는 우리가 제지하는데 한계가 있는 부분이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총회를 우리가 막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총회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

조합 측은 총회를 열지 못해 일정이 늦어지면 그만큼 금융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라 무작정 미뤄둘 수도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정비사업 총회는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원 총회에서 전자투표 등 비대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