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내년 1분기 채용계획 인원이 25만3000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청년 취업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채용 예정인 인원은 25만3000명에 불과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25만6000명)보다도 3000명 줄었다. 이 조사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10월 기준 채용 현황 및 계획을 묻는 조사로, 공공부문은 제외돼 민간기업의 인력 운영 계획을 파악할 수 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내년 1분기까지 채용계획 인원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구인·채용 인원뿐 아니라 채용계획까지 코로나19가 민간기업 인력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7만 명의 구인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장 컸다. 이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3만2000명, 운수·창고업이 3만 명 순이었다. 직종별 채용계획 인원은 경영·행정·사무직(3만5000명), 운전·운송직(3만3000명), 영업·판매직(1만8000명) 등이었다.

기업, 내년 1분기 채용 25.3만명…역대 최저
구인 계획뿐만 아니라 올해 3분기 실제 채용인원도 55만7000명에 그쳐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의 채용이 축소 또는 연기된 것과 함께 작년 8월 대학의 시간강사를 1년 이상 채용토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된 부작용으로 올 3분기 시간강사의 재계약이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고용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에서는 지난달 4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 수는 1873만2000명이었다. 36만5000개의 일자리가 급감한 지난 4월 이후 일자리 감소폭은 줄고 있지만 이는 민간부문이 아니라 공공일자리 확대 영향이 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행정업에서 20만7000명 급증했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도 9만5000명 늘었다. 반면 숙박·음식업에서는 18만6000명 급감했다. 특히 제조업은 지난 2월 처음 감소한 이후 6월부터 6개월째 7만 명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권 실장은 “12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내달 발표될 12월 고용 상황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에 공공일자리 사업 종료 등과 맞물려 내년 1분기까지는 고용 둔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