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의 개' 내년엔 입양해도 될까요
미국 다우존스30 종목 중 직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다우의 개’ 전략이 올해는 수익률에서 재미를 못 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아마존 등 기술·성장주 주도의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다우의 개 종목들은 평균적으로 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019년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종목 10개 주식의 올해 평균 수익률(12월 24일 기준)은 -9%로 집계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올해 6% 올랐고, S&P500지수 역시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14%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과다.

매년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직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을 ‘다우의 개(Dogs of the Dow)’라고 부른다. 10개 종목에 동일한 금액을 투자해 한 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보유한 뒤 매도하는 식이다. 1991년 미국의 마이클 O 히긴스가 《비팅 더 다우(Beating the Dow)》라는 책에서 소개한 뒤 널리 퍼졌지만 이제는 수명이 다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020년 다우의 개 종목은 3M, 셰브런, 시스코, 코카콜라, 다우, 엑슨모빌, IBM, 화이자, 버라이즌,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 등이었다. 이 중 수익을 낸 종목은 3M(2.4%) 다우(5.0%) 화이자(3.1%)에 그쳤다.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몇 년간 가치주의 약세를 고려하면 다우의 개가 다른 종목보다 실적이 저조한 것은 놀랍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내년 다우의 개 종목 구성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다우지수에서 제외된 화이자와 엑슨모빌이 빠지는 대신 머크와 JP모간이 새로 포함될 전망이다. 머크와 JP모간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3.3%, 2.9%다. 비스포크는 투자자에게 다우의 개 10종에 모두 투자하기보다는 목록을 참고해 선별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이 업체가 꼽은 유망주는 다우, 버라이즌, 3M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