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봉사회 소속으로 다양한 봉사…누적 시간만 1만5천 시간
"봉사 활동으로 더 배우고 성장해…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
[#나눔동행] 봉사활동 위해 딴 자격증만 10여 개…울산 강재철씨
"봉사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베푸는 것보다 오히려 제가 배우고 성장하는 게 더 많아요.

"
적십자봉사회 울산 동구지구협의회 회장을 맡은 강재철(59)씨.
봉사회의 지역 회장직을 맡고 있을 만큼 그의 봉사 경력은 남다르다.

강씨는 약 20년 동안 울산 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누적 봉사 시간만 1만5천 시간이 넘었을 정도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주부 대학의 동아리 활동 과정에서 독거노인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봉사를 하면서 이웃 돕기에 발을 들였다.

그러다 2005년 적십자봉사회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봉사 활동에 뛰어들었다.

강씨는 "하루는 급식 봉사를 하러 갔었는데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밥을 받으셔서 일부는 먹고, 일부는 봉지에 싸서 가시는 걸 봤다"며 "그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마음의 허기까지도 채워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매년 적십자봉사회에서 지역 취약계층 결연 정서적 돌봄, 북한 이주민 대상 밑반찬 나눔, 환경 정화, 제빵 봉사 등 다양한 이웃 돕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울산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상담가 활동을 하며 재난으로 심리적인 충격을 받은 시민을 위한 정서적 지원도 하고 있다.

또 대한적십자사 응급처치법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며 학교나 기업, 민방위 등에서 응급처치를 가르치고 있다.

강씨가 보유한 자격증은 재난심리지원 전문가, 산업안전심리 상담사, 응급처치 강사, 재난구호요원 강사, 노인건강교육 강사, 심리사회적지지 강사, 실버 체조 지도자, 웃음 치료사 등 10개가 넘는다.

모두 봉사 활동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틈틈이 공부해 딴 것이다.

그는 "봉사 활동을 하다 보면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생겼다"며 "내가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봉사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씩 자격증을 따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봉사활동 위해 딴 자격증만 10여 개…울산 강재철씨
특히 강씨는 재난으로 큰 피해를 보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그들이 차츰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봉사로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수재민을 위한 심리 상담에 나섰던 일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한밤중 집 안으로 밀려 들어온 급물살을 피해 겨우 살아남으신 어르신을 1시간 동안 안아드리며 위로했다"며 "처음엔 아무 말씀도 못 하시던 어르신이 눈물을 흘리며 안심하셨고, 그 후 몇 차례 더 방문했을 때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강씨는 최근에도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재민들을 위해 그들이 임시로 머무는 호텔에서 2주간 심리 상담을 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례가 없는 상황을 맞이한 올해도 강씨는 20년간 해왔던 것처럼 이웃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한때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많은 어르신이 마스크를 제때 구매하지 못하자 사비로 천을 사서 집에서 수제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봉사회 회원들 없이 가족들 도움만 받으며 마스크를 만들었고, 자신과 가족들이 받은 긴급재난지원금도 마스크 제작을 위한 천을 사는 데 사용했다.

강씨가 지금까지 만든 마스크만 천여 장에 달한다.

마스크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결연 세대와 장애인들에게 전달됐다.

[#나눔동행] 봉사활동 위해 딴 자격증만 10여 개…울산 강재철씨
꾸준한 봉사 비결을 묻는 말에 강씨는 "봉사를 하면 상대방에게 베푸는 것보다 오히려 내가 받는 게 더 많다는 생각을 늘 한다"며 "봉사를 통해 더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해 재난 심리 분야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올해는 울산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 여성가족부 장관상과 울산시장상, 대한적십자사 총재상 등 여러 상을 받으며 꾸준히 봉사 활동에 힘쓴 노고를 인정받아 왔다.

강씨는 남편과 자녀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봉사 활동에 매진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봉사 활동을 통해 내가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가족들이 쭉 봐왔기 때문에 더 지지해 주는 것 같다"며 "가족의 힘이 없었다면 이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강씨는 "인상이 좋다는 말을 듣는데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다들 표정이 밝은 것 같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은 봉사를 꾸준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