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확진자들 모두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이송 예정
확진자 속출한 광주 에버그린실버하우스…'적막 속 기나긴 하루'
굳게 닫힌 유리창에는 바깥세상을 내다보는 노인 입소자의 마스크 쓴 얼굴만 가끔 어른거렸다.

감염병 확산 예방 조처로 시설이 폐쇄되면서 비대면 방식으로 배달된 과일 상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차가운 입구에 방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에버그린실버하우스는 22일 적막 속에서 기나긴 하루를 보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와 그를 접촉한 직원을 시작으로 에버그린실버하우스에서는 입소자 12명과 종사자 4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고령층인 입소자 확진자 가운데 1명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숨을 거뒀다.

감염병 확산 우려에 고인을 떠나보내는 장례 절차 전 시신 화장부터 이뤄졌다.

에버그린실버하우스에는 현재 입소자 62명과 종사자 45명 등 107명이 격리돼 있다.

보건 당국은 의료진이 없는 이곳의 확진자들을 감염병 전담 병원인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하기로 했다.

확진자 속출한 광주 에버그린실버하우스…'적막 속 기나긴 하루'
확진자 이송을 위해 광주 5개 자치구 보건소가 운영하는 구급차들이 에버그린실버하우스로 속속 집결할 예정이다.

에버그린실버하우스 집단감염은 내부 첫 확진자인 직원이 근무했던 3층의 7개 생활실에서 발생했다.

확진자 이송이 끝나면 3층 생활실에서 지낸 입소자들은 폐쇄된 요양원 안에서 분산 배치된다.

다른 층 생활실에서 지낸 입소자는 시립요양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에버그린실버하우스 입소자와 종사자의 확진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격리 해제 때까지 사흘 간격으로 전수검사가 이어진다.

광주시 관계자는 "에버그린실버하우스는 두 차례 시행한 감염 취약시설 선제 검사에서 전원 음성 반응이 나온 곳"이라며 "향후 별도 기한까지 취약시설 전수 검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