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는 피해자 책임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靑, 임명 철회해야"
'구의역 김군' 동료들 "죽음 모욕한 변창흠 사퇴하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16년 '구의역 김군' 사고의 원인을 피해자의 부주의로 돌리는 발언을 했음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숨진 김군의 동료들이 후보자의 사퇴와 청와대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은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는 김군을 모욕하고, 김군이 잘못해서 사망한 것인 양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시절 공식 회의 석상에서 "걔(피해자 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는 등의 언급을 했던 것이 최근 알려지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노조는 "김군의 사고는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자 한 사람에게 부과된 과도한 업무량과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며 "3년 새 똑같은 사고로 세 명의 노동자가 죽은 현실을 피해자 개인의 탓으로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이같은 인식을 가진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스스로 반노동적임을 실토하는 행위"라며 "유가족과 동료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막말 당사자의 임명을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메트로 하청업체 은성PSD 직원이던 김모군(당시 19세)은 2016년 5월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2인 1조'가 불가능한 작업 환경이 인력 부족을 핑계로 묵인되고 있던 점과 원청 서울메트로와 하청 은성PSD, 구의역 역무실 모두가 안전 의무를 방기한 사실 등이 드러나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다시 조명받기도 했다.

/연합뉴스